“큰 소리로 읽어보세요. 가냐더려모뵤수유즈치.”
작은 소리로 따라 읽을 때는 별문제가 없었던 것 같았던 발음이 크게 소리로 들으니 이상하게 들린다. 오늘따라 혀가 왜 그리도 굳었는지, 따라 읽다가 포기하고 헛웃음 짓기만 벌써 몇 번째다. 11월 22일 오후 8시 수원교구 평택대리구 비전동본당(주임 전시몬 신부) 지하 교육관에서 열린 전례부 읽기 교육 시간, 나름 독서와 해설로 다져진 실력이라 생각했던 발성에 대한 자신감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울림이라는 것은 근육이 호흡을 채워서 늘어났고 그것이 점점 빠지면서 줄어들면서 내는 소리입니다. 말끝에 끌리는 울림은 저절로 호흡하면서 만들어내는 소리예요.”
이날 전례부 읽기 특강 강사로 나선 전 KBS아나운서 황인우(헬레나) 씨는 “독서나 해설을 하면서 울림을 주기 일부러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바른 자세로 발성을 하면 자연스럽게 울림이 따라오고 권위 있게 느껴지게 된다”고 격려했다.
“연습이라는 것은 뭐든지 확대해서 크게 해야지 연습이 되는 겁니다. 안 되는 발음은 전부 게을러서 그런 거예요.”
가르쳐주는 발음을 따라 해보지만 쉽게 나지 않아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수업은 안 듣고 자신의 차례에 읽어야할 부분을 미리 소리 내서 연습해보는 보는 사람도 나왔다. 40여 명의 수강생 중에 어느 누구도 지적받지 않고 통과하는 경우가 없다. 그러나 수강생들 표정은 밝기만 하다.
“이론적 지식을 갖춘 분에게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오늘 이 시간이 너무 귀하게 느껴지네요. 하느님의 귀한 말씀을 신자들에게 전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을 느끼곤 했는데 오늘 정말 많이 배워갑니다.”
정영금(마리아·49)씨 말처럼 이날 전례자 교육을 기다렸던 신자들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에서 손을 번쩍 번쩍 들고 질문을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이 어떻게 발음해야 다른 사람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겠냐는 개인적인 질문부터 보편지향기도를 읽을 때 끝을 올려야할지 내려야할지를 묻는 등 다양한 물음들이 쏟아졌다.
“독서지침 14항에 따르면 봉독자들은 품위 있는 선포 방법, 곧 분명하고 큰 음성으로 선포할 때 하느님 말씀을 회중에게 잘 전달하는데 기여한다고 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말하기를 되짚어보고 표준발음을 지켜서 품격 있는 전례부 일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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