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일 안 해도 다만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희망입니다.”
지난 1997년부터 16년 동안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 가운데 하나인 중앙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정화 수녀(59·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가 선교지에서 날라온 가슴 뭉클해지는 말을 전하는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신철 주교(인천교구 총대리)는 다시금 목이 메는지 잠시 숨을 고르는 표정이었다.
지난 11월 11~15일 4박 5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굿 쉐퍼드(The Good Shepherd) 피정의 집에서 ‘세상을 위해 희망이 되어라(Be hope for the world)!’를 주제로 열린 제2회 아프리카 한인선교사모임(KAM) 정기총회 및 연수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정 주교는 현지 선교사들로부터 받은 감동을 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교회가 마련한 조그만 자리지만 외로움과 우리가 상상치 못할 어려움 속에 놓여 있던 선교사들에게는 큰 위로를 전해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자신들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가겠다는 선교사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KAM 행사에는 아프리카 각지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 등 45명이 참가해 따뜻한 연대의 정을 나눴다.
지난 7월 초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제15차 라틴아메리카 한국가톨릭선교사회(AMICAL이하 아미깔) 모임을 다녀온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아프리카 선교현장을 방문하게 된 정 주교는 아프리카만이 주는 감동을 되뇌었다.
“라틴아메리카는 익숙한 그리스도적인 분위기를 안고 선교현장에 다가서는 곳이지만 아프리카는 그리스도교 문화와는 전혀 다른 이슬람과 전통 종교 문화 안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며 복음을 전해야 하는 곳입니다. 생과 사에 초연해지다보면 하느님이 좀 더 가깝게 다가올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번 행사를 치르는 동안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가져갈 수 있도록 고추장, 된장, 라면 등의 식료품을 챙기면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풍성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한인본당(주임 손광배 신부)에 감사의 뜻을 전한 정 주교는 한국 신자들에게도 선교사들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당부했다.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어려움에 놓인 선교사들이 선교현장을 지킬 수 있게 하는 힘은 이미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나눔입니다. 선교는 바로 나눔의 정수입니다.”
※문의 02-460-7625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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