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한국으로 돌아온 조선 후기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의 화첩이 일반에 공개된다. 독일에서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된 지 8년 만의 일이다. 이와 함께 관련 자료 및 연구 발표도 진행돼 그 의미가 크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11월 26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 지하 1층 왕실의 회화실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 전시를 진행한다.
우리 고유의 화풍인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겸재 정선이 비단에 그린 21점으로 구성된 화첩은 1925년 한국을 방문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아빠스가 수집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1975년 당시 독일 유학 중이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가 화첩을 발견하고 이듬해 논문을 발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왜관 수도원에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했다. 현재 화첩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이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화첩은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화제를 다뤄,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작품 중에는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의 명소인 ‘만폭동도’. 외금강의 명소 ‘구룡폭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태조 이성계가 함흥의 고향집에 손수 심은 소나무를 소재로 한 ‘함흥본궁송도’와 대동강변의 연광정을 중심으로 평양성을 재현한 ‘연광정도’는 정선이 직접 가보지 않고 그려 실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전시에서는 일주일에 1점씩 진본을 공개하고, 나머지는 영인본으로 전시한다. 매주 화요일 화첩 그림이 한 면씩 교체되는 형식이다.
전시 개막일인 11월 26일에는 강연회와 출판기념회 등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선지훈 신부가 ‘겸재정선화첩의 귀환 여정-사랑과 신뢰와 존경이 담긴 이야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국외소재문화재단은 또 이번 전시를 지원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현동 아빠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문의 02-3701-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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