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인 소통문화와 의식의 개선 없이 통일을 맞이한다면 자칫 분단상태보다 더욱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제3회 사회교리 주간을 맞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박동호 신부)가 8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마련한 세미나에서 나왔다.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반포 50주년과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천주교회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배제와 배척의 문화 극복이 평화 구축의 출발점이라는데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회 내부에서조차 남북관계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신앙적인 모습을 벗어나 정치 갈등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교회가 선포하고 실천해야 할 하느님의 정의, 하느님의 사랑을 세속화하려는 경향이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교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통일 이후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영득(아브라함·29·정치외교학과)씨는 일본의 대표적 혐한단체인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와 극우성향 네티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대한 분석을 통해 평화문제에 접근해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배타적인 소통문화를 방치한다면 이를 통해 사회화될 미래세대 역시 배타성을 간직한 채로 통일을 맞이하게 돼 통일 이후의 사회는 절대로 평화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강원대학교 나정원(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정평위 위원) 교수는 ‘‘지상의 평화’ 반포 50주년, 정전협정 60주년,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경제, 문화, 관광, 환경 등 연성분야 교류와 협력의 확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이라고 강조, “한반도를 둘러싼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평화체제를 넘어 통일을 지향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주교회의 정평위-서울 정평위, 사회교리 주간 ‘한국천주교회와 한반도 평화’ 세미나
배척 문화 극복이 평화 구축 출발점
발행일2013-12-15 [제2874호, 7면]
▲ 8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는 사회교리 주간을 맞아 ‘한국천주교회와 한반도 평화’ 세미나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