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 이하 정평위)가 8일 밀양 초고압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다 사망한 유한숙(74)씨의 죽음과 공사 강행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주교회의 정평위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발표문에서 지난 2012년 1월 이치우씨의 죽음과 뒤이은 유한숙씨의 죽음의 일차적 책임이 정부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정부와 한국전력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주교는 주교회의 정평위를 비롯한 사회 각계가 공사 강행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정의로운 대안 마련을 호소해왔음에도 한전과 정부가 전격적으로 공사를 재개했으며 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사 속개의 명분이었던 신고리 3, 4호기의 치명적 결함으로 공사 강행의 이유가 상실되었음에도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연로한 어르신들을 상대로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이와 같은 폭력은 이미 공사가 그 자체로 부당함을 방증한다”면서 “유한숙 어르신의 죽음을 비롯해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지역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일방적 국책사업 강행이 그 자체로 엄청난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주교는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과 함께 현재의 에너지 공급정책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 사이의 차별과 불의를 확대하는 핵발전을 기반으로 한 오늘의 에너지 정책을 총체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교회의 정평위, 유한숙씨 사망 관련 입장 발표
“밀양 주민들 고통 외면하지 말아야”
발행일2013-12-15 [제2874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