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최홍준·이하 한국 평협)는 7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제30회 가톨릭대상 시상식을 갖고 대상 수상자 고정원(루치아노·71)씨와 사랑부문 수상자 윤희문(요셉·77·서울대교구 목5동본당)·허경자(마리아·73)씨 부부, 특별상 수상자 한국가톨릭레드리본에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고정원씨는 지난 200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온 가족을 잃고도 그가 사형당하지 않도록 탄원서를 내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최근에는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을 쾌척해 우리 사회에 ‘용서’라는 큰 울림을 전해주었다.
사랑부문 수상자 윤희문ㆍ허경자씨 부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병원인 요셉의원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며, 나환우들에게 700벌이 넘는 수의와 300여 개 방석을 손수 만들어 주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왔다.
특별상에 선정된 한국가톨릭레드리본(회장 오대일 신부)은 노숙인과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 HIV 감염인들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사회 그늘진 곳의 이웃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실천해왔다.
한국 평협 최홍준 회장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실천하며 작은 그리스도로 살아온 수상자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염수정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무엇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하느님의 자비를 통해 용서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을 만나는 출발점이 된다”며 “복음을 통해 좁은 길을 걸어가며 많은 이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표상이 된 수상자들에게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 고정원씨는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쳐온 지난 10년 동안 주님께서 동행해주셨다고 믿는다”면서 “앞으로 남은 날들 생명운동을 하며 폭력과 살인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윤희문ㆍ허경자씨 부부는 “과연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해봤다”면서 “더 열심히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길을 걸어가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국가톨릭레드리본 회장 오대일 신부는 “예수님의 사랑은 어떤 한 사람도 소외시키거나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사회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1982년 한국 평협이 ‘신뢰회복운동’을 전개하면서 제정된 ‘가톨릭대상’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그리스도를 찾아 격려하기 위한 상으로, 지난해까지 사랑부문 47명, 문화부문 15명, 정의평화부문 2명, 특별상 9명 등 총 73명의 수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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