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로 어린 아이는 다리를 잃었고, 무장괴한의 총격에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 3년 가까이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의 현재 모습이다. 1년 9개월 간 시리아에서 활동을 한 유일한 한국인 이미숙 수녀(살레시오회 중동관구)를 통해 들은 현실은 생각보다 더 처참하고 비극적이었다.
“죄 없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아픔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수녀는 시리아 소식을 전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 공간에서 생활했던 이웃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고, 슬퍼하는 눈물이었다.
“제가 있던 다마스쿠스는 정부군의 보호 아래에 있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폭탄 테러로 죽어가는 사람들 소식에 불안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수녀가 생활하던 곳은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병원이다. 내전의 혼란 속에서도 이 수녀는 올해 개원 100주년을 맞은 병원에서 6개국의 수녀들과 함께 혼신을 다해 사목을 해 왔다.
“다행히 제가 머물던 병원은 지금껏 피해가 없어요. 수녀님들도 모두 무사하고요.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응급실 전담 간호사로 실무 책임을 맡고 있던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시리아를 나와, 현재는 요르단의 수도회 임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시리아를 잊은 적이 없다. 매일같이 아직 병원에 남아 있는 수녀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현지 소식을 전해 듣고 있다. 그에게는 그곳이 다시 반드시 돌아가야 할 ‘약속의 땅’이기 때문이다.
“돌아가고 싶어요. 너무 가고 싶어요. 지금 혈압계를 비롯 기초적인 의료장비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수녀님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으면서도 그는 항상 마음속에는 시리아를 담고 있다. 시리아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 물품을 구하기 위해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을 찾아다니고 있을 정도다.
“그래도 한국 신자 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단지 뉴스를 통해 머나먼 나라의 소식을 접했을 뿐일 텐데 가족 일처럼 나서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심한 고통을 받는 시리아를 위해 더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려요.”
이 수녀는 내년 2월 요르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시리아에 평화가 찾아오고, 복귀할 바람만을 안고서 말이다.
“바오로 사도가 회개한 다마스쿠스에서 현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루 빨리 평화협정에 체결돼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후원계좌 1005-302-306612 우리은행 (예금주 : (재) 한국 천주교 살레시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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