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를 기른다’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어색하게 들린다.
자녀는 부모를 통해서 성장해 나가고 부모는 자녀를 통해서 성숙해간다고. 그래서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보다 완전한 인간으로 만들어가는 길잡이라 해야겠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마도 사춘기였던 것 같다. 무척 반항적이었다. 나름 전직이 교사였기에 아는 상식을 총동원하여 보았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부모 역할 훈련’이라는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때 ‘들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상대의 마음과 함께 해주기’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배웠다.
부모 자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8주간 받은 그 교육으로 그때의 위기를 잘 넘겼던 것 같다.
“자녀들도 그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이렇게 또는 저렇게 살기를 원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훌륭히 살고 있는지 자기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인간으로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로 살고 있는지…끊임없이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본문 122쪽)
위 저자의 말처럼만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마도 훌륭한 부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령 머리로 알고 있어도 순간순간 생각을 놓친다면 자주 실수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부끄러웠던 일들이, 많이 부족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것도 많이. 난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성체조배실을 찾는다.
늘 아무 말씀도 없으신 예수님을 향해 맘껏 털어놓는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그래도 예수님은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그런데 맘이 편안해진다.
우린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산다. 때론 그냥 말없이 조용히 들어주고 안아주고 함께 있어만 주어도 되는데….
책을 덮으며, 오늘 하루라도 말을 아끼며 내 아이들을 그리고 함께 하는 이들을 아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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