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이 문화화 되는 오늘날, ‘문화의 복음화’는 교회사목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가톨릭 영성을 녹여낸 예술작품이 쏟아졌고, 10여 년 전 문화의 복음화를 위해 교회가 심은 씨앗들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13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 동안 한국교회의 ‘문화의 복음화’ 노력들을 살펴본다.
■ 가톨릭과 문화의 만남
최근 몇 년 동안 영화계에서 ‘가톨릭 코드’의 작품들이 꾸준히 개봉하고 있다. 2009년 말 개봉 이후 큰 호응을 얻었던 ‘위대한 침묵’이 시발점이 돼 ‘울지마 톤즈’(2010), ‘바보야’(2011), ‘신과 인간’, ‘사랑의 침묵’(2012) 등으로 이어졌다.
올해도 역시 가톨릭 영화들이 한국의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직후 개봉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장면과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려내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한 편의 영화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둔 영화는 오푸스데이의 설립자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와 그의 친구 마놀로를 통해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가톨릭’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개봉한 민병훈(바오로) 감독의 ‘터치’와 남택수(다니엘) 감독의 ‘뜨거운 안녕’은 그리스도교적 영성을 녹여 낸 영화로 꼽을 수 있다. 영화 ‘터치’는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제23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상 영화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 초 ‘레미제라블’ 열풍을 몰고 온 영화 ‘레미제라블’은 인간의 삶과 죽음, 구원을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에게 치유와 위안을 전했고, 신앙적인 내용과 가치들을 묵상거리로 제시했다.
영화계 안에서 가톨릭의 약진에 힘입어 가톨릭 신자 영화인 모임이 탄생했다. ‘가톨릭영화인협회’(지도 조용준 신부)가 지난 6월 창립, 가톨릭영화제 개최와 다양한 활동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가톨릭과 문화가 만남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장을 열어나간 사례는 영화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연극배우 이원희(엘리사벳)씨가 직접 극본을 쓴 정난주 순교자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 ‘가시세비낭’과 창작오페라 ‘루갈다’가 올랐다.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문화계 현실에서 창작 성극을 제작한 이들의 피와 땀은 ‘문화의 복음화’의 결실이며, 교회 차원에서 문화예술인을 지원, 양성할 환경을 갖춰야 함을 알려준다.
■ 문화의 복음화 결실
올 한해는 교회 내 문화계에 경사가 겹쳤다. 문화영성의 시대에 문화영성 전문가를 양성하는 가톨릭대 문화영성대학원(대학원장 최호영 신부)과 체계화된 교육으로 성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교회음악대학원(대학원장 박원주 신부)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또한 한국교회 내 전문적인 이콘 제작 및 교육, 보급에 앞장서온 이콘연구소(소장 장긍선 신부)도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를 열고, 앞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가톨릭 정신과 가치를 범교구적으로 실현해온 한국가톨릭문화원(원장 박유진 신부)이 지난 9월 경기도 김포에 아트센터를 세우고, 한층 품격을 높인 문화, 예술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문화의 복음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온 교회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결실을 바탕으로 새롭게 싹을 틔웠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단체사목부 가톨릭목공예회(회장 장재덕 바실리오)는 8월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가톨릭 어린이 목공교실’을 열어, 참가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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