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면서 김장은 이제 세계 속의 한국 문화로 거듭났다. 이 김장을 통해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인과의 나눔을 실천한 외국인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센터장 최변재 신부)가 주최한 제1회 김장체험 및 나눔 행사 ‘우리함께 배우Go! 담그Go! 나누Go!’에 참가한 트란 덕 타이(Tran duc tai·26·베트남)씨를 만났다.
“처음엔 어색하고 너무 매운 김치였지만 이제 정말 맛있어요. 한국 전통음식을 직접 만드는 김장을 통해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국내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트란씨는 김치와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지금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트란씨지만 사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문화차이가 가장 힘든 장벽이었다. 친구도 없고 언어도 문화도 달랐고 회사에 나가도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적이 서로 달라 소통이 어려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계에 손가락을 다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기까지 했다.
“제게 친절하게 대해준 한국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어려운 한국생활이었지만 트란씨 주위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치료를 마치고 다시 취업할 수 있게 됐다. 또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에 다니며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배우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한국생활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 트란씨와 외국인 노동자들은 복지센터에서 여러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 문화, 태권도, 운전면허, 컴퓨터 등 다양한 것을 배우며 교류하고 있다. 이번 김장행사에도 시흥시 시설관리공단과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의 후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교구 여성연합회와 시화성바오로본당 신자들의 도움으로 김장에 쓸 양념을 얻기도 했다.
“저도 한국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고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것도 정말 재미있어요. 제가 만든 김치가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서 좋아요.”
아직 한국어도 익숙지 않고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닌 트란씨는 한국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전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김장행사를 통해 그 마음을 나눌 수 있었음에 기쁨을 표현했다. 트란씨가 참가한 김장행사를 통해 만든 김치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김치를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도 이어지는 김장문화를 체험한 것이다.
“다 함께 김치를 만드는 것이 좋아요. 고향에 돌아가더라도 김치를 만들어 먹을거예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