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한 장 써내려가다 보니 보물을 쌓은 느낌이에요.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어요.”
서울 동대문본당(주임 김현덕 신부)이 지난해 12월 신앙의 해 폐막을 맞아 진행한 ‘성경필사 봉헌식’에서 박민소(바오로·71) 씨가 1등 상을 받았다. 그에게 성경필사는 아픔을 잊게 하는 진통제이자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 계기가 됐다.
“평소 성경의 부피만 느꼈을 뿐이지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는데, 성경필사를 하면서 말씀이 마음에 남아 있어요. 이번 계기로 이전과는 다른 신앙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초 대장암 수술을 하고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경필사를 이어갔기에 박씨의 사연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젓가락질이 어려울 정도로 손이 떨려왔지만 성경을 쓰는 순간만은 온 정신을 집중했다. 입원 중에도 의자를 책상 삼아 성경구절을 종이에 또, 자신의 마음에 새겼다. 그 시간만큼은 아픔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온몸을 쥐어짜는 고통스러워 하루 종일 성경을 썼는데, 아프지 않아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됐고 식사도 잘했죠. 그래서인지 회복속도가 빨랐어요. 모두 놀라더군요.”
아픔을 통해 굉장한 은총을 받았다고 전한 박씨는 현재 통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성경필사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내년 부활까지 예언서를 필사하고 성경필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 이야기를 통해서 암 투병을 비롯 아프신 분과 낙심한 분들이 성경에 가까이 다가가길 바라요. 주님의 은총을 받고 인도하심을 느끼기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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