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망우동 사랑의 집. 노숙인과 어르신을 위해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이 집은 오로지 봉사만으로 운영된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이겨내도록 따끈한 식사를 대접하며 봉사의 삶을 사는 사랑의집 한안수(골롬바·청량리본당) 원장을 만났다.
“처음엔 많이 무서웠어요. 덩치도 큰 사람들이 술 먹고 소리치기라도 하면 피해서 도망 다니기도 했죠.”
한 씨가 사랑의집 원장을 맡게 된 것은 7년 전 일이다. 청년 시절부터 봉사활동에 열심했고 본당 빈첸시오회와 사회복지분과 활동을 해오던 한 씨는 봉사에 뼈가 굵었지만 노숙인들 사이에서 봉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여자봉사자다 보니 만만하게 보고 거칠게 굴고 시비 거는 일이 잦았다. 한 씨는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무섭기만 하던 노숙인을 야단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며 “지금은 덤비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가족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여긴 직원이 한 사람도 없어요. 모두 무료 봉사자에요. 실은 주방장이라도 유급직원이 있었으면 하는데 여건이 안돼요.”
사랑의집 원장으로서 어려움은 노숙인과의 관계만이 아니었다. 사랑의집에서 식사 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00명. 그중 노숙인은 20명가량이고 나머지는 인근 저소득층 어르신들이다. 노숙인의 몫으로는 보조금이 나오지만 어르신들 식사며 가스, 수도비 등은 순수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는 실정이다. 한 원장은 사랑의집을 찾는 노숙인과 어르신들을 위한 후원활동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봉사에만 투신하는 삶이지만 한 원장은 오히려 “봉사가 천직인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먹고 남은 것을 나누려면 나눌 수 없어요. 나눌 마음이 없는 거나 다름없죠. 나누는 사람의 마음은 ‘빈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욕심을 다 내려놓고 나누려는 마음을 가지면 제가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후원계좌 355-0010-2612-03(농협 사랑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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