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룸벡교구 청년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개최지는 돌아가신 이태석 신부님이 활동하셨던 톤즈! 이곳에 무려 16개 본당 1400여 명의 청년들이 모여 ‘Truth will set you free!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주제로 4박 5일을 함께 했습니다.
오전 시간에는 신부님들의 강의가 있었고, 오후에는 청년대회의 하이라이트 스포츠 경기가 있었습니다. 이번 청년대회를 준비하면서 저희 쉐벳 청년들은 작년 대회 때 축구와 배구 경기에서의 쓰디쓴 패배를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꼭 승리를 거두리라 다짐하며 승리의 칼을 갈아왔습니다.
대회 둘째 날 오후 드디어 축구와 배구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먼저 축구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운동장을 누비며 달리는 선수들을 보며 ‘아,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멋진 플레이로 승리를 거둘 줄 알았는데, 우리 선수들의 발을 보는 순간 ‘올해도 안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열한 명의 선수 중 축구화를 신은 선수는 단 하나뿐, 나머지는 맨발 아니면 슬리퍼를 신은 채 뛰고 있었습니다. 반면 상대팀 선수들은 모두가 축구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0:1로 아쉽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맨발로 슬리퍼를 신은 채로 그 정도 했다면 이긴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은 배구. 배구는 신발이 경기를 크게 좌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 맨발이지만 걱정이 덜 됩니다. 여섯 명의 선수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입장했습니다. 선수들 눈빛이 타오릅니다. 승리가 우리의 것임이 예상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섯 명의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점수를 쌓아갑니다. 멋진 리시브와 토스, 스파이크까지 마치 프로 경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첫 세트는 가볍게 따냈습니다. 그런데 첫 세트 승리에 마음이 놓였는지 두 번째 세트에서 잦은 실수가 보입니다. 결국 두 번째 세트는 상대에게 내주고 마지막 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은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를 이끌어갑니다. 우리 팀의 실수가 줄어들자 상대의 실수가 늘어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지막 세트를 따내고 그렇게 바라던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 쉐벳 청년들 얼마나 신이 났는지 떼 지어 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릅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이 4강 진출에 성공했을 때 분위기 그 이상입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먼지를 일으키며 춤추고 뛰고 달리고 승리를 만끽합니다. 정말 이 장면은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배구 경기 이후로 쉐벳 청년들은 다들 기가 살아서 다른 프로그램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시나 마지막 날에는 남자건 여자건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청년이 없었습니다. 다들 목이 완전히 쉬어서는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제게 와서 약을 달라고 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말합니다. “신나게 노느라 고생했다. 이제 가서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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