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말씀을 좇다 보니 예까지 온 것 같습니다. 인내하며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지난해 12월 말로 의정부교구 사무처 관리부장직에서 물러나며 교회 생활에서 한 매듭을 지은 최운식(아우구스티노·73·의정부교구 천마본당)씨는 감사와 은총이라는 말을 연발했다.
지난 1985년 서울대교구 관리국에 입사해 경리과장으로 교회 안에서 첫걸음을 뗀 최 부장은 2004년 정년퇴임과 더불어 그해 신설된 의정부교구로 옮겨 교구 설립과 함께해온 까닭에 두 개 교구에서 은퇴하는 특이한 이력을 남기게 됐다. 이러한 내력 덕에 강우일 주교를 비롯해 최창무 대주교, 김운회 주교, 이기헌 주교 등 6명의 주교를 모시며 남들이 하기 힘든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30년 가까운 세월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숨은 일꾼으로 살며 적잖은 은총을 체험했다는 그는 정년퇴임이 교회 생활의 끝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본당 주일학교 교사를 비롯해 레지오마리애, 꾸르실료, 매리지엔카운터(ME), 성령쇄신봉사회, 세계성체대회 그리스도교 일치기도위원회 간사 등 교회 활동이라면 거쳐보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인 최 부장은 은퇴 후에도 봉사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몇 년 전부터 대학에 적을 두고 가족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 62)는 말씀을 좌우명 삼아 늘 주님의 뜻에 맞갖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묵상해왔다는 그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지상의 하느님 나라”임을 들려주었다.
지난 2011년부터 의정부교도소에서 매주 교리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 부장은 “봉사할 수 있는 힘이 하느님께서 주신 훈장”이라며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서 아파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고통을 나눌 수 있을 때 하느님 나라를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