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 전. 신앙선조들이 하느님을 찾아 굽이굽이 오르던 길이 있다. 신앙선조들은 천진암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양했다. 천진암을 향해 오르던 길. 그 길목에 또다시 신앙을 찾아 모인 공동체의 공소가 있다. 바로 성남대리구 퇴촌본당의 강하공소다.
■ 강하공소의 과거
성남대리구 퇴촌본당(주임 김대우 신부) 강하공소(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왕창부로길64번길 1)는 교구의 다른 공소들의 비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강하공소의 설립에는 한국교회가 시작되던 천진암 강학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천진암 강학회에 참석하던 이벽, 이승훈, 권일신, 권철신, 정약종 등이 바로 이 강하공소를 지나는 길을 통해 천진암을 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정구역상으론 양평에 속해있지만 광주에 위치한 퇴촌본당이 관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초기에는 이벽의 호를 따 ‘광암공소’라고 불리기도 했다.
1996년 공소 공동체가 꾸려지던 당시에는 교우촌은커녕 신자조차 찾아보기 힘든 마을이었다. 설립 당시 신자들도 대부분 서울 등지에서 이주해온 이들이었다. 공소 공동체는 1997년 첫 미사를 봉헌하고 1998년 첫 소공동체모임을 진행하며 차근차근 공동체를 성장해갔다. 하지만 공소 건물이 없던 공동체는 공소회장 자택이나 신자의 작업장, 컨테이너 등을 전전하며 공소예절과 미사를 드리는 신앙생활이 10여 년 이어졌다.
공소 기공식이 열린 것은 2007년 9월. 본당 성전 기공식보다도 먼저 진행됐다. 천진암성지에서 마련해준 터에 신자들의 기부로 공소를 지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공소는 공소예절과 미사를 드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피정의 집으로 신자들이 숙식하며 기도할 수 있도록 설계돼 ‘하늘자리 피정의 집’이라고도 불리게 됐다.
■ 강하공소의 현재
오랜 역사가 이어져 내려온 것도 아니고 2008년 지어진 현대식 건물로 겉보기엔 옛 공소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물씬 풍기지는 않지만 공소가 가진 푸근한 공동체의 정은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공소 설립 당시에는 신자 수 20여 명에 불과했던 공소 신자는 현재 매주일 미사에 90여 명이 참례하고 신자 가구가 70여 세대에 이르는 등 꾸준한 신자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수도 많지 않는 마을이지만 지금도 해마다 10명 이상씩 영세자가 나올 정도다. 2006년 1개 쁘레시디움으로 시작한 레지오는 현재 3개로 늘어나 활동하고 있다.
비결은 바로 가족처럼 따듯한 분위기다. 공소는 소공동체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인간적인 교류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역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교되고 시골의 푸근함을 느끼고 싶어 대도시에서 이사해온 이들이 냉담을 풀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거나 세례를 받기도 하는 등 공소 공동체가 성장하고 있다.
천진암성지 인근에서 신앙선조의 발자취를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공소는 ‘하늘자리 피정의 집’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6명 수용가능한 방 4개와 회의실, 식당, 바비큐장 등의 시설을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고 주일에는 공소 공동체와 함께 미사도 봉헌할 수 있다. 하지만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공소 공동체는 인근 부지를 매입해 주차공간을 확보하려 하지만 신자수가 적은 공소사정 상 매입하지 못하고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공소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기부가 절실한 실정이다.
대중교통으로 공소를 방문하려면 양평역 인근 ‘KT양평’ 정류장에서 버스 4-10 승차 후, ‘왕창3리강하중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강하중교 인근의 공소를 찾을 수 있다. 자가용으로 공소를 찾는 경우 ‘강하중학교’를 검색해 따라가면 공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의 031-765-4101 퇴촌본당 cafe.daum.net/toechon.chu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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