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에서 교회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각박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위로를 건넨다.
‘이런 사목 어때요’에서는 지역 사회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채로운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전통가옥에는 ‘사랑방’이 꼭 있었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서울 공덕동본당(주임 이재을 신부)은 전통가옥의 사랑방과 같은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본당이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랑방 소공동체’ 모임은 주임 이재을 신부가 오랜 사목 경험 끝에 고안한 독특한 활동이다. 비슷한 관심사, 연령, 환경 등을 갖고 있는 4~5명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매주 1회 모임을 갖고 생활과 성경 안에서 발견한 하느님을 나눈다. 이미 동질감이 형성된 소규모 모임이다보니 나눔 내용은 꽤 진솔하다. 가족과도 나누기 힘겨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공동체 일원들은 “사랑합니다”로 화답한다. 기도와 대화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이웃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다. 사랑방 소공동체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도와 대화, 복음 묵상, 공동체와 선교 나눔 등으로 진행되는 사랑방 소공동체는 복잡하고 다양화된 사회 구조를 극복하고 신자들이 신앙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냉담교우와 예비신자, 전입교우, 젊은 신자 등이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끈다. 물리적 이유나 경제활동으로 공동체 모임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사랑방 소공동체는 교회로 연결시켜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오랜 냉담을 풀고 사랑방 소공동체 봉사자로 활동 중인 김혜련(안나·54)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와 멀어졌는데 다시 나가고 싶어도 발걸음이 무거웠다”면서 “하지만 신앙과 생활 나눔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랑방 활동을 하면서 하느님께서 저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깨닫고 깊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3개의 공동체로 모임을 시작한 본당에는 현재 33개의 모임이 있다. 3년 만에 10배가 넘는 공동체가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모임을 이끄는 봉사자들의 노력이 컸다. 봉사자들은 교회와 공동체, 개인묵상과 성찰, 복음묵상과 관상, 복음선포, 공동체 배가 등을 주제로 5주간의 교육을 받고 본당 신자 중 신앙에서 소외된 이들을 공동체로 이끈다. 또한 본당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봉사자들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본당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레지오와 성가대, 주일학교 교사회 등 모든 방면에서 사랑방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왕성하게 참여하는 동시에 구역반 모임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복음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이재을 신부는 “사랑방 사목은 모든 신자들의 봉사자화, 리더화”라며 “세상을 복음화시켜야 할 사명이 있는 교회의 잔치상에 많은 이들을 초대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랑방 공동체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대구대교구 만촌3동본당, 군종교구 자운대본당 등 다른 본당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본당은 강사를 파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함으로써 사랑방 공동체의 열매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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