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의 시작인 우리는 대림 시기를 지냈습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소중한 새해가 우리에게 선물로 안겨졌습니다. 오늘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은 거름과도 같은 지난 시간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더욱 알찬 새해를 위해 지난 한해를 돌아봅니다. 총회장으로서 부족한 가운데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봉사의 삶을 산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진정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를 했는지 아니면 하느님이 아닌 나를 들어내려 애쓴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묵상해 봅니다.
고등동본당은 한 때 신자수가 4000명이 넘었지만 재개발과 신자 감소로 인해 지금은 2000명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성당 규모는 크고 신자 수는 적어 많은 어려움과 봉사자 찾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신축한지도 20년이 넘었지만 도색 한번 하지 못하고 지내 왔습니다.
1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본당 신부인 내가 도와줄 것이고, 성령께서 함께하시니 이번에는 거절하지 마시고 총회장직을 맡아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다른 할 말을 잃고 “예, 알았습니다”하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봉사자로 쓰시고자 하신다면 도와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하고 간청드리자 주님께서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것이라는 믿음이 충만해져 왔습니다. 특히 고등동본당은 전통적으로 상임위원들과 신자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는 본당이었기에, 모든 분들이 함께할 것이라는 확신에 무거웠던 어깨가 한층 가벼워졌습니다.
기도하며 봉사해 온 지난 1년은 막막한 때도 있었지만 신부님과 함께 전 신자가 하나되어 ‘사랑 가득한 믿음 공동체’로 발전했습니다.
지난해는 예산을 줄이고 절약하여 성당 내부 도색 작업과 지하실 바닥(여름에는 물이 줄줄 흐름) 공사도 말끔히해 쾌적한 공간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미사 참례와 레지오 회합 등 모든 행사를 깨끗한 환경에서 하게 되어 신자들이 흡족해 하는 것을 보며 감사했습니다.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나눔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할 때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부족하지만 주님을 믿고 기도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새해를 출발하며, 성령의 도우심과 평화를 빌어 봅니다. 문여는 하루하루가 축복인 은총의 삶이 모든 신자들의 가정에 내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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