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왜 독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신앙생활을 하는데 왜 독서가 필요한가.
이와 관련해 독서교육 전문가 임성미(마리아도미니카)씨는 “모든 사고력의 기본은 독서에서 다져진다”며 “학교교육 뿐 아니라 교리교육의 핵심도 읽고 이해하기, 바로 독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는 독서와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임씨는 “‘신심서적읽기운동’ 등은 독서를 통한 자기인식과 발견을 독려하고 신앙적인 성찰을 돕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책이라는 창을 통해 다른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깨달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굳이 굶지 않지만, 많은 경우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보면 연민을 느끼고 돕는 활동 등에 나설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갖고 있는 공감 능력을 키워가고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임씨는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아는데 머무르지 않고, 인생을 성찰하게 한다”며 “내 삶에 대해 생각하고, 개개인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소명을 찾고 다지는데 독서는 중요한 길라잡이가 된다”고 전한다.
임씨는 현재 살레시오문화원 독서미디어스쿨 강사, 한국독서인증(주) 리딩웰 대표이사 등으로 활동 중인 독서교육 전문가이다. 지난 1996년부터 독서교육 활동을 시작, 특히 살레시오 사회문화교육원 독서미디어스쿨 설립과 운영에도 중심축으로 활동해왔다. 이 독서미디어스쿨은 전인적인 영성교육의 장으로 지속적인 호응을 얻어왔다.
임씨는 교회 안에서 독서를 하는 것과 관련해 우선 공간이 주는 힘과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교회 안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환경에서부터 차별화되는 영향력이 있습니다. 실제 독서에 관심이 없고 산만한 어린이들도 수도원이라는 공간에 들어서면, 스스로 자신의 태도와 사고를 자정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임씨는 독서모임과 동아리 등 ‘함께 독서하는 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지만, 그 책을 읽을 이유가 있어야 나에게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에서 얻은 내용을 세상살이와 연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요. 각 본당이나 단체 차원에서 여럿이 함께 책을 읽고, 그 과정에서 길어 올린 생각과 느낌을 함께 나누면 보다 나은 삶과 신앙생활의 방향을 찾고 실천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임씨는 교회 안에서도 적극적인 독서코칭 과정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각 본당 주일학교 과정 혹은 신자들을 위한 재교육 과정 등으로 다양한 책읽기 모임을 추천한다.
아울러 교회 내 독서교육과 독서모임은 소외되고 방치된 아이들을 돌보는 등 이 시대, 교회가 펼쳐야 하는 활동에도 적극 적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청년들의 진로독서는 물론 부모교육, 평신도 지도자 양성, 어르신 신앙교육과 활동의 대안으로도 독서교육과 독서모임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서교육과 독서모임은 신자 재교육 과정으로서 뿐 아니라 고령화되는 한국교회 안에서 새로운 사목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시대 흐름에 따른 창의적인 신앙생활 구현에도 힘이 됩니다. 올바른 독서는 개개인의 성장만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 안에서 ‘함께사는 삶’의 폭을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임씨는 또한 교회 내 독서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독서교육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평신도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각 본당 및 단체에서는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해 독서교육과 독서모임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선 사목자들의 관심과 지원에 이어 소명의식을 갖춘 평신도의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이다.
“교회가 세상 변화에 앞서가고,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제시하는 노력의 하나로 올바른 독서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아무리 사회문화가 디지털화되고, 터치 하나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시대라 해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독서는 고루한 것이 아니라 이른바 첨단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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