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경험한 것과 습득했던 지식을 근거로 세상의 개념과 상황을 인식한다. 따라서 어떠한 연구에 앞서 용어의 의미와 범주를 통일하지 않으면 같은 개념이라 하더라도 그 의미와 측정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사목에 대한 연구에서도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①‘청소년’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②‘청소년기’의 범위를 설정하고 ③교회의 사목적인 관점으로 ‘청소년 사목’의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첫 번째로 ‘청소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청소년이라는 용어는 18세기 유럽에서 산업화와 함께 등장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전되면서 생산 활동의 장은 주거지 인근에서 공장으로 변화하게 됐고, 부모들이 공장에 간 사이 아동들은 집에 방치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부모와 유리된 아동들은 몰려다니며 부정적인 하위문화를 형성했고, 이들의 비행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또한 농경사회와 달리 산업 사회는 공장에서 일할 교육 받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의무교육이 시행됐다.
기존의 농경사회에서는 노동력 없는 아동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성인의 개념만 존재했으나 의무교육 시행이후 학교 교육을 받으며 경제활동을 준비하는 계층이 새롭게 생겨나게 됐고, 이들을 청소년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청소년’이라는 말은 라틴어 ‘adolescere’에서 유래된 것으로 ‘성장한다’, ‘성숙돼 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란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옮겨가는 과도기를 지나며 신체·심리·사회적으로 성숙해가는 연령에 해당하는 사람 혹은 그 집단을 말한다.
두 번째로는 ‘청소년기’의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한국의 청소년 관련 법규에 따르면 청소년의 연령은 ‘12세 전후부터 24세까지’정도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한국의 학제 편성과 유사하게 청소년 전기(12~15세), 청소년 중기(16~18세), 청소년 후기 혹은 청년기(19~23세)의 세 단계를 포괄해 ‘청소년기’라고 본다.
한국교회에서도 각 본당 주일학교 과정이 사회적 학제 편성과 동일하게 구성돼 있어 비슷한 구분이 적용되고 있다. 한편 가톨릭교회 전체에서 ‘청소년기’를 규정하는 시각은 교황청이 주최하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대회의 참가 연령은 16~35세로 이 연령에 해당하는 모두를 청소년(youth)으로 통칭하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기의 시작 및 종료 시점은 생물학적인 기준뿐 아니라 사회적 기준으로도 결정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연령 범위를 하나의 정해진 틀로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청소년사목 영역에서의 ‘청소년’이란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의 학교 제도에 맞춘 12~19세와 더불어, 가톨릭교회 전체의 일반적 청소년 개념에서 포함시키고 있는 20~35세까지의 청소년 후기 연령대까지를 포괄해 지칭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청소년 사목’의 정의를 살펴보자. ‘청소년 사목’이라는 용어는 20세기 중반 이후에 미국의 청소년 사목 권위자 마이클 워렌 박사와 이탈리아의 리까르도 토넬리 신부에 의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워렌 박사는 “청소년 사목(Youth Ministry)은 청소년의 폭넓은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교회의 포괄적 노력”이라고 정의했다.
토넬리 신부는 “청소년 사목(Pastorale Giovanile)이란 성령에 의해 감화된 교회 공동체가 청소년에게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중재하기 위해 청소년의 삶 안에서 청소년과 함께, 청소년을 위해 행하는 총체적인 활동”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문헌에 의하면 “청소년 사목(Pastorale Juvenil)이란 교회가 청소년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인격과 메시지를 발견하게 하고 그리스도께 투신하도록 하며 신앙과 생활을 통합시켜 새로운 인간이 되게 해 사랑의 문화를 건설하게 하는 교회의 활동”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남미와 북미, 유럽에서 살펴본 청소년 사목의 정의를 바탕으로 ‘청소년 사목’이란 ‘하느님과 청소년 사이의 구원을 중재하는 교회의 모든 노력과 활동’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청소년과 청소년 사목의 개념을 종합해볼 때, 결론적으로 ‘청소년 사목’이란 ‘12~35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느님과 이들 청소년 사이의 구원을 중재하는 교회의 모든 노력과 활동을 총칭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조재연 신부는 가톨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
의 연합회(FABC-OL)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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