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면서 끊임없이 성찰하려고 노력할 때, 소통을 통해 지혜가 자라나고 공동체가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14~17일 3박4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예수회 총장 아돌포 니콜라스(Adolfo Nicolas·78) 신부는 ‘소통’이 그리스도인들이 잠시도 소홀히 해선 안 될 중요한 정체성임을 역설했다.
예수회 출신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Jorge Mario Bergoglio)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이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예수회 최고 장상인 니콜라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소통의 정신을 전파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1953년 예수회에 입회한 뒤 1967년 사제품을 받고 1971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 조치대학(上智大學) 교수로 재직한 후 예수회 일본관구장(1993~1999년)과 아시아·태평양 예수회 지역구 의장(2004~2008) 등을 역임하며 한국과 필리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선교 경험이 있는 니콜라스 신부는 아시아통답게 서구적 시각을 뛰어넘는 통찰력을 보여줬다.
“내 생각과 아이디어의 불완전함을 인정할 때 소통의 길이 열립니다.”
아시아지역에서 선교사로 살며 경이롭다고밖에 할 수 없는 하느님의 일에 수없이 감탄했다는 니콜라스 신부는 “서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풍요로움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 이 시대 예수회의 동반자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소명”임을 강조했다.
방한 기간 중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16일 서강대학교에서 강연회를 가진 니콜라스 신부는 지혜와 봉사, 공동체를 강조했다.
“지혜를 탐구하는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연구 자체가 사도직이자 봉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공동의 선익을 위해서라면 불편한 진실에 다가설 수 있어야 합니다.”
니콜라스 신부는 인간 존엄성과 가정의 안녕·평화와 환경보호 등 현대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연구하고, 그 연구가 실제 삶의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우리 시대의 불행은 가치와 꿈을 공유하지 못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논리가 지혜의 전당인 대학마저 잠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시대가 겪는 위기의 본질을 찾은 그는 공동의 가치와 꿈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이냐시오의 첫 동료이자 예수회의 첫 사제 베드로 파브르 신부의 시성을 기념해 지난 3일 로마 예수회 총본부에서 봉헌된 감사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복음화의 방식을 소개한 니콜라스 신부는 “한국인들은 어떻게 친절과 우애, 사랑을 드러내며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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