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신자였던 어머님, 그리고 아내와 자녀가 입교한 후 제가 신앙의 길로 접어든 것은 2002년이었습니다. 2002년 오전동본당에서 세례성사, 2004년 견진성사를 받고 오전동본당 구역 총무로 시작한 교회 봉사 직분. 이어 왕곡본당에서 구역장, 사목회 총무를 거쳐 2010년 총회장 직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짧은 신앙 경륜에 미천한 봉사활동 이력이지만 제 나름대로 믿음에 대해, 봉사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믿음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그리스도 가르침(진리)을 따르는 것과 또 하나는 자신의 구원을 위한 것,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후자는 ‘내가 잘되게 해 달라’는 기복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아, ‘자신보다 그리스도 가르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자가 우리 신앙인들이 취해야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믿음에는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만약 믿음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이 실천입니다. 그래서 실천은 믿음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실천이 ‘봉사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양질의 공동체가 되려면 온전한 봉사를 하는 분이 많아져야 합니다.
이러한 실천은 신앙인이 되려고 하는 예비신자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성당만 벗어나면 일반인과 구별되지 않는 신앙인들, 이런 신자들의 머리 속에 숨겨진 성경 지식들, 이들의 마음속에 감춰진 신앙 얘기들을 생활에 풀어 놓는 작업을 우리 교회는 서둘러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 본당은 분가할 때의 어려움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역 개발을 예상했지만 개발 이슈들이 사라지는 바람에 본당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고, 그런 가운데 새 성전을 짓느라 신자들이 무척이나 지쳐 있습니다, 여러 본당을 거치며, 분가되는 과정에서 각 본당 새 성전 건립에 애써온 우리 신자들, 어떤 분은 3개 본당 건립에 힘을 보탠 분도 계십니다.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론 미안함까지 느껴져, 더 이상 요청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고마운 우리 형제자매님들, 올해에는 더 행복해지십시오. 행복을 물질에만 찾지 마시고 신앙 안에서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되길 기도합니다. 소탈하고 편안한 우리 신부님도 올해는 주님 사랑 듬뿍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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