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소공동체는 지역을 중심으로만 움직인다?’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 기존의 속지주의 활동 중심 공동체는 물론, 속인주의의 기초 공동체, 셀(cell)을 통해 소공동체 활성화를 시도하는 본당이 있다. 바로 수원교구 비산동본당(주임 현정수 신부)이다.
본당은 본당 공동체를 구성하는 소공동체가 지쳐 있고, 메말라 있는 가운데, 임원들마저 활동에 대한 의무감에 젖어버린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셀을 구성하게 됐다.
본당 주임 현정수 신부는 “공동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명확성, 주도성, 역동성으로 본다”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며, 하느님을 향한 성화를 이루려는 명확성을 바탕으로 셀을 만들고, 공동체를 쇄신, 봉사, 양성하고자 하는 주도성으로 셀을 운영, 창조적, 융합적, 유연적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역동성을 발현해 나가는 것이 공동체의 목표”라고 셀 구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 신부는 또 “말씀 안에 살아 있는 기초 세포와 같은 조직체를 형성함으로써 살아있는 교회로 가는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정식으로 시작한 본당의 셀은 친교, 봉사, 증거를 비전으로 하는 활동 중심의 활동 셀과 기도, 말씀, 성장을 비전으로 하는 영적 모임, 기초 셀로 구성돼있다. 활동 셀은 본당 내 상임위원회 각 분과들을 비롯해 지역, 구역 단위, 교사회, 자모회 등 활동이 주가 되는 모임이며, 기초 셀은 부부, 가족, 같은 연령대 등, 영적 성장을 위해 마음을 모은 다양한 형태의 모임이다.
현 신부는 “기초 셀을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스스로 이름을 짓는 등 본당 식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러한 자발적 움직임이 본당 공동체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본당 내에는 활동 셀 134개와 기초 셀 57개 등 총 191개의 셀이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셀 구성을 위한 신청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당은 지난 예수성탄대축일 시기를 시작으로, 각 셀의 신청을 받아 매주 금요일 저녁 공동체로 직접 찾아가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미사는 셀 안에 스며든 하느님 사랑에 대한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묵상을 위한 음악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24일 오후 8시에는 대부모·자녀로 구성된 본당의 1호 기초 셀, 에파타 셀의 대표 장일현(루치아노·49)씨의 집을 방문 공동체 미사를 봉헌했다.
2012년 8월 시작된 ‘에파타 셀’은 매월 1회 모여 성경 말씀을 나누고, 묵상하면서 신앙의 성숙을 꾀한다. 아울러 본당에서 진행하는 하느님 사랑 이야기 음악미사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으며, 모두 모여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등 영적인 도움과 친목 다지기로 두 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장씨는 “에파타의 뜻 ‘열려라’를 통해, 우리의 눈과 귀, 마음을 열고 우리 삶 안에서 주님을 붙잡고, 살아간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셀 안에서 함께 해주고, 서로 돕고, 이해하면서 신앙을 단단히 하고, 더욱 좋은 모습으로 나아가가자”고 전했다.
현 신부는 “셀 활동을 통해 본당 공동체가 하느님 사랑에 맞갖게 아름답게 디자인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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