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집 부족현상의 대안으로 성당 내 어린이집 설립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다. 제도개선과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서울형어린이집’을 종교시설에서도 설립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부터 종교시설의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개·보수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역 종교시설의 인적·공간자원을 활용해 어린이집을 대폭 늘리고자 마련한 계획으로 일부 종교단체들은 이 지원을 받아 어린이집을 설립했지만, 교회 내에서 서울형어린이집 설립을 추진하는 본당이나 단체는 아직 한 곳도 없다.
서울대교구가 운영 및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40여 곳.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투명하고 바른 운영과 가톨릭정신에 입각해 사랑으로 보살피는 활동으로 인기가 높아 어린이와 부모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회 이미지 향상으로 인한 선교효과도 보고 있다. 이에 서울형어린이집은 주중 낮 시간에는 크게 활용하지 않는 성당 공간의 일부를 시의 지원금을 받아 어린이집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건비 등이 지원돼 성당어린이집 설립의 유리한 면이 돋보인다.
하지만 본당들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시의 방침대로 운영되는 서울형어린이집 특성상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은 종교교육 문제다. 원아모집에 신자구분을 두지 않는 서울형어린이집은 교회기관이 운영하더라도 종교교육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지원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유아 종교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본당 입장에서는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또한 서울형어린이집 계약기간 동안에는 성당 신축이 불가하고 개·보수에도 제약이 따라 노후된 성당은 활용하기 어렵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1층에만 위치해야 하는 어린이집 규정에 성당 1층을 사용할 수 없는 신자들의 불편이나 교회운영 어린이집을 경쟁상대로 여기는 인근 어린이집들의 항의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성당에 서울형어린이집이 원활히 설립되기 위해서는 종교교육 허용 등의 규정완화와 어린이집의 필요성에 대한 사목자·신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대교구 유아부 박종수 신부는 “서울형어린이집 설립은 ‘사회적 공헌’과 ‘선교’의 측면을 보고하는 것인데 ‘우리 아이는 보낼 수 없는데 성당 공간을 차지한다’는 인식이 많다”며 “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의 부족으로 (교회 내) 있는 어린이집도 없어지는 판국”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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