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구정 연휴 하루 전인 1월 2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행려인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대표 김종국 신부)과 행려인 무료진료소 ‘요셉의원’(원장 이문주 신부)을 방문, 노숙인들을 격려했다.
염 추기경은 오전 11시 30분 ‘토마스의 집’ 도착 직후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한 솜씨로 노숙인들이 먹을 식판에 밥을 담는 일을 담당했다. 이어 요셉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 및 봉사자 20여 명과 식사를 나누고 1층 복도에서 노숙인들에게 떡과 음료를 나눠주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일정을 마친 염 추기경은 인근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무의탁 독거노인을 만나 위로했다.
이날 봉사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좋은 일을 하며 사시니 얼굴이 환하고 아름다워 보인다”며 “시끄럽게 나팔 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분처럼 남모르게 봉사하는 것이 진짜 영성이다”고 격려했다.
염 추기경이 추기경 서임 후 두 번의 사목방문을 노숙인 시설로 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986년 영등포본당 주임신부로 사목하며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 무료급식소를 연 염 추기경은 노숙인들에 대한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무료급식소의 선구자격이었던 당시 급식소는 사랑의 선교수사회가 운영을 맡았지만 사정상 1993년 김종국 신부가 운영하는 ‘토마스의 집’으로 인계, 오늘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염수정 추기경은 1월 21~22일 서울 명동 주교관 집무실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한광옥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국회가톨릭신자의원회 등의 예방을 받았다. 염 추기경은 22일 국회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 심재철(베드로·새누리당) 의원과 부회장 우유근(스테파노·민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교회 신자 500만 명은 전 세계 신자 12억 명에 비해 큰 수가 아닌 걸 생각하면 교황님께서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 저를 추기경에 임명하셨다”며 “한국교회가 교황님의 사목방향에 맞춰 잘 돌아가도록 ‘돌쩌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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