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효과는 어디까지일까. ‘책이 삶에 도움을 주고 마음의 병을 고쳐 준다’는 인식은 고대에서도 강조됐다. 실제 그리스 고대 도시인 테베의 도서관 입구 현판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는 문구가, 스위스 중세 대수도회 도서관에는 ‘영혼을 위한 약 상자’라는 글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책도 행복한 삶을 직접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마음의 상처와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독서치료’는 책 속 등장인물과 내용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이끌어내고 자신의 문제를 인식, 해결 방법을 찾아가도록 돕는 과정이다.
성바오로수도회(준관구장 서영필 신부)는 자아성장과 신앙성숙을 돕는 노력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전국 각 서원에서 독서치료 프로그램 ‘마음으로 책읽기’ 모임을 마련해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 전파’의 소명을 실현하고 있는 수도회가 우리 사회 안에서 책을 수단으로 펼쳐나갈 새로운 사도직으로서도 의미를 더한다.
‘마음으로 책읽기’는 총 10주 과정으로,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각각의 주제별 나눔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는 ‘관계 맺음’을 주제로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갖게 된 결핍욕구에 대해 돌아본다. 「30년만의 휴식」을 통해서는 각자의 ‘내면의 아이’, 이를테면 성내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자아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높은데서 사슴처럼」을 읽으면서는 하느님 뜻에 일치하는 삶이 무엇인가 배우고 익히는 기회를 가져본다.
이러한 ‘마음으로 책읽기’ 여정에서는 무엇보다 독서치료 전문 자격을 갖춘 수도자들이 책읽기의 동반자이자 기도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각 과정은 서울과 대구, 부산, 마산, 수원, 제주, 청주, 춘천 등 전국 각 지역별로 진행돼 보다 쉽게 참가할 수 있다.
‘마음으로 책읽기’ 총책임을 맡고 있는 안기주(마르티노) 수사는 “무조건 영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개개인이 내면에 품고 있는 문제점들이 해결되기가 쉽지 않다”며 “외면하고 있던 기억과 잘 알지 못했던 나의 내면을 깨닫고 변화하는 방법을 알아가면서 인간성숙을, 나아가 신앙성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한다.
올해 상반기 모임은 3월부터 각 지역별로 시작된다. 3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종교에 관계없이 관심 있는 이들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장이다.
아울러 성바오로수도회는 현재 춘천 지역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마음으로 책읽기’ 심화과정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각 기관·단체별 맞춤식 모임도 별도로 지원할 계획이다. 10주 과정 참가비는 12만 원이며, 책은 개인별로 구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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