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공소조차도 없는 시골에서의 신앙생활은 눈뜨면 아침기도, 저녁 먹고 저녁기도, 묵주기도, 주일이면 아침 먹고 가족 전체가 모여 공소예절. 이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로 알고 자라다 주님이 계신 곳으로 여겨온 성당에서 미사를 참례하며 참으로 하느님 나라에 왔다는 희열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성가대에서 찬미와 찬양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수많은 교우들이 정성을 다해 주님께서 향하는 모습은 신앙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보배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제 직장은 출장을 많이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성당에 봉사는 할 기회도 여력도 없지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형제회장, 지역장, 소공동체 부회장을 주어지는 대로 맡아 했습니다. 다만 신부님께서 임명하시면 순명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총회장을 맡고 보니 그동안의 봉사야말로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였다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됐습니다. 광명시의 모 본당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광명본당은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겨울에는 손이 시리고 여름에는 땀을 줄줄 흘리며 미사에 참례하면서 30여 년 동안 3개 본당을 분당했다는 것은 우리 광명본당 교우들의 자부심이며 성령께서 역사하지 않으셨다면 이뤄질 수 없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이번 성탄전야에는 성당이 터질 것 같이 많은 교우들이 참석해 각종 이벤트나 성가 등 경연을 하면서 아기 예수님 오심을 축하했고, 아기 예수님 안치식 때, 모든 교우가 한마음으로 경배드리는 모습에 저의 가슴은 벅차고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한마음으로 구유 경배를 마치고 자정미사에서 신부님의 강론에 귀 기울이는 우리 신자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광명본당의 보다 큰 영광과 발전이 예견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명본당은 분당을 하다보니 보좌신부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머지 않는 날에 보좌신부님을 보내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 중입니다. 지금도 우리 본당 청소년 사목은 타 어느 본당보다 활기차고 신심이 두터운 신앙인으로 자라고 있지만 보좌 신부님께서 오신다면 우리 본당 청소년 활성화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