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가 2백주년을 기념하고 복음화 3세기의 첫해로 맞이한 1985년도는 UN이 제정한「국제청소년의해」이다. UN은 근년들어 매년 세계가 공통으로 앓고있는 문제분야를 주제로 내걸고 캠페인을 전개하여 각 나라별로 현황과 문제점을 파헤치도록 하는 한편 대책을 마련하고 문제해결방안을 강구토록 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UN은 이같은 활동으로 국제정치무대에서 그 위력이 예전같지는 않지만 새로운 차원에서 그 존립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여성의 해」「노인의 해」「장애자의 해」등 UN이 제정하여 전개한 캠페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호응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국교회도 나름대로 계속해서 참여해왔었다. UN이 85년도 주제로 선정한「국제청소년의 해」는 지난 79년 총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이를 결정하면서 각국에 각종 청소년행사 및 사업을 실시토록 권고한바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정부는 이미 지난해「청소년문제개선 종합대책」을 밝히고 각종기념사업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 85년「청소년의 해」를 맞아 교회당국의 청소년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기위해 청소년문제 전반을 개괄한 후 이어서 청소년의 현주소 문제점 교회의 적극적인 대책방안 등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청소년의 단순한 의미는 청년(靑年)과 소년(少年)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인간의 탄생이후 발달과정을 유아기ㆍ소년기ㆍ청년기ㆍ장년기ㆍ노년기 등으로 대별해볼때 청소년기는 일반적으로 소년기 후반에서부터 청년기 전반까지의 연령 계층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중간에 위치하는 시기로 신체、성격 및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과도기적 발달시기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같은 규정을 전제로할 때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학생들의 나이에 해당하는 12세부터 21세까지 10년간을 청소년기라고 볼수있다.
1980년도 우리나라 인구통계에 의하면 12~21세까지의 10년간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숫자는 8백 53만 2천 93명으로 전체 인구의 22.8%를 차지하고 있다.
이가운데 중학교 적령기에 해당하는 12~14세의 청소년 총수는 2백 58만명인데 학생수는 95.7%인 2백 47만명이며、고등학교 적령기에 해당하는 15~17세의 청소년 총수는 2백 56만명인데 학생수는 66.6%인 1백 70만명이다.
그리고 대학생에 해당하는 18~21세기의 청소년 총수는 3백 39만명인데 그중 13.4%인 44만명만이 대학에 다니고있는 학생으로 돼있다.
따라서 중ㆍ고ㆍ대학의 10년 기간에 해당하는 나이의 전체 청소년들 중 46%인 3백 93만명의 청소년들은 학생이 아닌셈인데 이들 중 81%인 3백 17만 명은 근로청소년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소년기는 흔히 꿈과 낭만의 시기、희망과 가능성의 시기라 부른다.
그러나 청소년 자신이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자기 자신은 언제나 희망적이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해야할일은 많은데 능력이 부족함을 깨닫게 되고 주위에서는 인간적으로 보살펴주는 사람도 많지 않음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망과 시행착오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자기자신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청소년은 현실을 도피하고 부정하게 되며、결과적으로 자기방어적인 행동을 취하게 됨으로써 문제를 야기시키게된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중간에 위치하는 시기로 신체、성격 및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과도기적 발달시기로 특징지울수 있는데、청소년기 심리발달의 특이성은 의존적이며 수동적인 아동기에서 탈피하며 성인으로 재탄생과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다시말하면 청소년기를 사춘기라고 하는 생리적조건에 의해서 시작되고 결혼을 하고 직장을 구한다고 하는 사회적조건에 의해서 끝나는 삶의 한시기로 규정할때 청소년기가 갖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신체적 혁명이라고도 할수있는 사춘기에서 비롯되는 여러가지 생리적ㆍ심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혁명을 겪는 사회가 변화가 많고、불안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춘기라고 하는 생리적 혁명을 치르는 청소년들의 심리도 매우 불안정하여 사고의 바탕이 흔들리고 시각의 구심점을 잃어 상식을 존중하기에는 너무 민감한 생각들을 하게된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때로는 매우 극단적이면서 과격한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가 하면 때로는 모든 것을 의심하며 매우 소극적이고 심한 우울증에 빠져버리는 경향도 있다.
발달심리학적으로 볼 때 청소년기는 정서적으로 미분화돼있던 자기자신을 부모로부터 분리시켜 자기나름대로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가 되기위해서 진통을 겪는 시기이기도 하기때문에 청소년들의 반항심은 자기나름대로의 자의식을 확립시키고 독립적인 인격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부수현상으로 이해될 수있다.
청소년은 어린이도 아니면서 어른도 아니다. 어린아이들처럼 자기욕구 중심적으로 행동할수도 없고 부모에게 편안하게 모든 것을 의존할 수도 없다.
기성세대의 청소년들에 대한 기대도 양극을 왔다갔다 한다. 어떤때는 어린이들처럼 고분고분해지기를 바라다가도、또 어떤 때는 성인들처럼 책임있는 행동을 하도록 요구하는 등 청소년들의 주변인적(周邊人的)인 성격은 그들로 하여금 나름대로의 확고한 사고나 생활의 구심점이 없이 줏대없어 보이는 행동을 하기도하고 남의 눈치를 민감하게 살피게도 만드는 요인이 되고있다.
청소년기는 심리발달적 특성에서 기인되는 사회적응의 위험한 시기이며 동시에 그들의 주변인적 사태환경이 근원적으로 청소년의 사회적응을 어렵게 한다. 특히 오늘의 청소년문제는 위와같은 요인들 외에도 현대의 사회ㆍ문화ㆍ환경적 요인과 관련해서 이해될 수있다.
예를들면 전통적인 성인가치의 부정、피해의식、소외감 등을 기조로한 청소년문화의 대두와 매스콤에서의 폭력、물질주의、쾌락주의 조장과 도시화、산업화ㆍ근대화 등의 사회변동에 따른 문화가치 및 윤리규범의 변화와 가족결속력 약화 등은 청소년문제를 직접ㆍ간접으로 조장시키는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요인들이 청소년의 탈선과 범죄로까지 발전되면서 청소년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사회는 그 원인분석과 대책방안에 고심하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도시화、근대화에 따른 문화가치 및 윤리규범의 변화로 인해 청소년 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되고 있으나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현대사회의 청소년을 둘러싸고있는 환경적 요소를 부정적으로만 파악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의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환경에는 경제의 성장、성인들의 고도화된 지식을 바탕으로한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의 고조、과학의 토착화、청소년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활동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욱 많다.
따라서 유독 청소년 문제를 치유하기 힘든 사회적 병폐로 간주하고 해결하기 힘든 골치아픈 문제라는 관념에서 하루 빨리 해방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청소년 선도를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특성과 발달환경의 사태적 특징에 대한 차분한 이해가 선행되야하며、청소년의 발달에 이익을 줄수 있는 사회ㆍ문화적 환경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함을 알수있다.
중앙대학교 최상진교수는『청소년 선도방향은 청소년의 심리상태、의식구조、감정 반응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공감해주고 이해하는 일이며、어떠한 형태의 지도에서도 이해와 공감이 선행되지 않을때 청소년에게 내면적 영향을 주기어려우며 긍정적으로 수용되기도 어렵다』면서 청소년문제의 지도 및 건전한 인격발달을 위한 가정과 사회의 노력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청소년에게 성인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권위주의적 훈육방침을 탈피하고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문제를 공통으로 해결하는 협조적、공동체적、상의적(相議的)부모ㆍ자녀관계、교사ㆍ학생관계 성인ㆍ청소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가정 및 학교에서 지적(知的)성취나 교직교육에 대한 지나친 편중에서 벗어나、심리교육、인격교육을 통한 건전한 인성(人性)의 발달을 돕는 성격지도에도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셋째、가정의 사회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부모와 자녀간의 신뢰감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전통적 윤리관의 일방적 고집보다는 새로운 청소년상의 창조를 위한 도덕 및 가치규범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다.
다섯째、매스콤의 막중한 영향력을 감안할때 매스콤은 성인 중심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발달을 돕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발 방영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청소년문제에 대한 접근은 행정적인 방법과 더불어 민간단체、가장、학교에서 지도방안을 수립하여 시행하여 할 것이다.
끝으로、청소년문제는 문제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적 치료방법보다는 청소년의 건전한 발달을 돕는 예방적이며、장기적인 정책의 수립、집행에서 접근돼야 할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은 마지막으로 제시된 청소년의 건전한 발달을 돕는 예방적이며 장기적인 정책의 수립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교회는 교회자체발전과 내부문제에 치중、청소년문제에 대해서는 등한시한 감이 없지않다.
물론 교회가 청소년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청소년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이 불거진 문제에 대한 단기적인 치료방법 보다는 예방적이며 장기적인 정책 수립에 있다고 볼때 교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명약관화한 일이다.
따라서 본당에서는 청소년분과위원회를 확대 강화시켜 청소년 대표들이 위원회에 참여할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방학기간동안 교리교육과 병행、인성교육에 중점을 주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본당내 기존 학생회、레지오 마리애 외에도 청소년들이 폭넓게 참여할수 있는 심신활동단체가 본당 실정에 맞게 신설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수 있을 것이다.
교구 차원에서는 학생회 관계자들과 협의、사목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교회가 청소년문제에 어떻게 기여해야 할것인지에 대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특별히 청소년 가운데 절반이 넘는 근로 청소년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또한 교구 차원에서는 기존의 학생회관、수련장 등을 통한 청소년 인성계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시키고 학생회관、수련장 등 건립을 성당건립만큼의 비중을 두고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톨릭학교를 통한 종교교육 및 전교활동 역시 청소년문제 예방책의 일환으로써 더욱 강화돼야 할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문제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우선「청소년의 해」를 맞이하는 금년에 청소년의 날이나 청소년주간을 설정하고 백서나 담화문을 발표、그 결의를 교회내 외에 천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것이다.
사회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못해 골치를 앓고있는 분야에 대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할때 사회속에서 교회의 존립가치는 크게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