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는 ‘아름다운 노래’ 아가에는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 또는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나누는 사랑의 역사가 표현돼 있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을 내기까지 아가가 성경에 속하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한 논란도 치열했다. 순전히 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냐, 아니면 다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남녀의 사랑이라는 외형을 빌려 표현한 것이냐를 놓고 펼쳐진 토론이었다.
만약 아가가 인간적 사랑을 말한 것이라면 어떻게 성경의 일부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해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겸 한국 가톨릭교리신학원 가톨릭신학연구실장·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는 “그렇다면 남녀의 사랑이 아름답다고 노래한 것이 과연 죄스러운 일이고, 성경에 어울리지 않는 일일까요?”라고 반문한다. 그리고 “인간적 사랑의 찬란함을 노래한 ‘아름다운 노래’는 창조의 선성(善性)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여주는 구약 신학의 절정”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저서 「아름다운 노래, 아가」(157쪽/8000원/성서와함께)는 이러한 시선에서 바라본 아가를 해설하고 있다.
안 수녀는 이 책에서 “아가는 이론적으로 ‘남녀의 사랑, 감각적이고 인간적인 사랑을 노래한다”고 밝히고 이에 관한 우의적, 자의적 해석을 이어간다. 특히 “하느님 창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이 바로 아가의 자구적 의미”라고 전한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 중 선하지 않은 것은 없으며, 인간의 성과 남녀 간의 사랑을 경탄하는 것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구약성경이 드러내는 세계관과 인간관의 바탕에는 ‘창조된 모든 것은 선하다’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바로 창조의 선성(善性)을 강조하는 것이다.
안 수녀는 “나는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선한 창조물이고 하느님께서 나를 보고 좋다고 하셨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신을 아름답고 좋은 창조물이라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토로한다. 그는 우리가 억지로 ‘나는 그리스도인이니까 착하게 살아야 해, 사랑해야 해’라고 다그치지 않아도 모든 인간 안에는 착하게 사랑하며 살 수 있는 본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사랑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손해라도 보는 것처럼 착각하며 울타리를 치고 살면 결국 그 인간은 메마르고 그야말로 인간답게 살 수 없는 모양새가 된다고 조언한다. 바로 인간 본성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안 수녀는 이 책을 “특히 젊은 여성들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녀, 그리고 성직·수도자들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남녀간의 사랑이 얼마나 귀하고 거룩한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 수녀는 “아가는 남녀의 사랑이 오히려 하느님의 충실하신 사랑을 나타내는 비유가 될 수 있다”며 “이 책이 나를 완전히 뒤집어 놓아도 좋다는 마음을 갖고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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