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곽은경은 ‘나는 누구인가?’, ‘나의 이웃은 누구인가?’, ‘신앙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가슴에 품고 풀뿌리 사회변혁운동에 투신했을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좇는 과정이 무려 25년을 지구촌 곳곳을 발로 뛰어 다니며 세계적 인권 운동가 ‘로렌조 곽’으로 살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유명한 NGO 운동가 어르신께 직접 들은 이야기 입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더라도 언젠가는 분명 깨질 것이란 믿음을 간직하라!”
아프리카, 인도, 남미 등을 돌아다니면서 처참한 인권 유린들을 목격한 곽은경은 총알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절망과 회의 앞에서도 겁에 질려 벌벌 떠는 동료들 앞에서 보란 듯이 ‘샌드위치’와 ‘물’을 집어 듭니다. 자신의 신념 앞에서는 죽음의 위기가 와도 ‘끊임없는 용기’와 ‘종교적 열정’ 을 불태우는 곽은경은 분명 다름 아닌, ‘오늘의 예수님’으로부터 자신의 근원적 신념에 대한 확신을 담보 받고 있었을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과 ‘남을 사랑하는 것’이 순서적으로는 전자가 우선이긴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참된 자유’를 얻으려면 후자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을 사랑하는 것’은 ‘이론적인 방법’ 보다는 ‘실천적인 방법’이 더 많은 용기를 낼 수 있게 합니다.
저의 닉네임은 ‘신앙 지식은 지혜’인데,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따온 글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혜’란 것은 단순히 자신의 머릿속에 쌓는 신앙 지식, 자신의 안위를 위한 지혜가 아니라 이 책을 빌려 말하자면 ‘공정과 정의’, ‘인권’과 같은 개념 즉,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지혜’, 더 나아가 ‘가난한 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실천적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제국의 침략과 식민지 정책에 ‘분노’할 줄 모르는 시에라리온의 학생들을 깨우치려고 노력하는 곽은경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란 칠거지악 중의 하나라고만 강조 했던 저의 깊지 못한 신앙을 반성합니다.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의지로 분노를 참을 수도 있다는 것은 왜 몰랐을까요?
우리나라도 프랑스나 스위스처럼 ‘인권’이 우선시 되는 사회가 올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있을까요? 역시 그런 세상은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절대로 다다를 수 없는 세상일 것 같습니다. 어설픈 이론만 아무리 100만 개 쌓아본들, ‘실천적 대안’과 ‘용기와 결단’ 없이는 절대 다다를 수 없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랑’의 모순들을 푸는 열쇠에는 ‘인권’이라는 원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정의’ 없는 ‘사랑’은 ‘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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