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아아악~~!!”
머리카락이 곤두선다는 말을 처음 느껴본 순간이었다. 부제품을 받고 분당성요한본당에서 사목실습 중이던 어느 날, 보좌신부님이 아픈 교우를 위해 기도하러 가잔다. 알고 보니 여학생인데 마귀가 든 것 같단다. 도착해 주뼛거리며 들어서는데 때마침 침대에 누워 있던 여학생이 그 순간 발작을 일으켰다. 보좌신부는 성수를 뿌리고 주님의 기도를 시작하며 “자, 기도를 따라해….” 했지만 그 여학생은 앙칼진 목소리로 “안 해”하고 소리치며 따라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인 뒤, 그 여학생이 도저히 따라할 것 같지 않던 기도를 조그만 목소리로 한 소절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그렇게 시작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다 받치고 나니 어느새 그 여학생의 목소리에 평화와 안식이 찾아왔다.
이야기 둘
미사를 봉헌하는데 신자 한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이상하다 싶어 봉사자를 시켜 제지를 했으나 막무가내라 할 수 없이 성당에서 내보냈다. 미사를 마치고 상황을 보니, 마귀가 든 것 같아 교리실에서 봉사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단다. 나는 영대를 하고 들어가 한 손으로 그의 오른손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머리에 안수를 했다. 그런데, 내가 잡은 오른손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그가 왼손을 잡고 기도하는 봉사자는 감당하지 못할 힘으로 밀쳐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한 시간 여를 기도한 후에야 그 자매는 자기 정신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 악마를 끊어버린다고 결심을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악마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가?
난 이 두 체험으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통해 마귀를 제어하시는 하느님을 만났다. 또한 영대를 두른 사제 앞에서 무력한 마귀들을 보며 사제직의 존귀함을 체험했다.
세상에는 하느님께서 존재하시는 것처럼 악마도 존재하지만, 기도하는 영혼은 언제나 악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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