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한 영화들이 있다. 단순한 재미와 억지 감동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내면의 힘이 담긴 영화들이다. 지난 2월 초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감독 김태윤)은 그런 영화다.
영화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스물 셋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황유미씨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초일류기업 삼성과 무모한 재판을 진행해 직업병 승소 판정을 받은 황상기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반도체 산업이라는 고도의 첨단기술 뒤에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나온다. 환기조차 되지 않는 공간에서 유해가스를 고스란히 흡입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은 아프지만 아프다는 소리 한 번 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세상의 외면과 시간의 흐름 속에 그들의 죽음과 아픔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을 즈음, 이 영화는 말한다.
“당신들의 아픔은 결코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하고 해결해야 할 아픔입니다.”
영화는 2월 말 현재 누적관객수 46만1100여 명을 기록하며, 훈훈한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또 하나의 약속’ 보기 운동과 인증샷 올리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약진이 가능했던 것은 영화 속 이야기가 바로 우리의 현실이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시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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