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 바른 쪽에는 벌써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입니다. 아직 바람이 차갑지만 성모동산 앞 잔디밭가에 파란 풀잎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앙증맞게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봄과 함께 전례주기 3월 5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사순시기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희생과 극기를 통하여 예수님의 부활을 기쁘게 맞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금식과 금육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중에서 여유롭게 즐기던 음주, 흡연, 오락 등을 절제하고 봉헌함으로써 이웃 사랑 실천에 동참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 세교동본당은 신자 수가 1400명이 채 안 되고, 관할 구역 또한 걸어서 한 시간이면 모든 구역을 다 둘러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본당입니다. 신설 본당이고 작은 본당이라 힘든 일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다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작기 때문에 가족같은, 친밀한 공동체가 될 수 있는 좋은 점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 본당에서는 이런 좋은 점들을 살려 금년 사순시기에 신부님과 함께 모든 교우들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과 함께 희생과 극기를 통한 이웃 사랑 실천 등 예수님 부활 대축일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다 함께 다음과 같이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 미사 참례 한번 더 하기
- 모든 교우들이 봉사 단체에 가입하기
- 쉬는 교우들을 위한 기도와 친교 활동을 폭 넓게 추진하기
- 희생과 절제를 실천하여 이웃사랑에 동참하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기도와 봉사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본당의 소박한 소망이 꼭 이뤄져 작지만 아름다운 공동체로 자라나고,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모든 곳에 퍼져 나가도록 다 함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 저희를 주님의 도구로 써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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