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순 신부)는 지난 4일부터 총 18회에 걸쳐 마련한 ‘순교 영성 강학’을 시작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의 시복 결정과 함께, 순교 선조들의 삶과 신앙을 배우려는 관심과 끊임없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순교 영성 강학’을 지상중계 한다.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느님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이다. 이 행복에 대한 감사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하느님께 완전한 보본(報本)을 한 순교자들의 하느님 사랑은 어떠했는지를 알아보고 우리도 그들의 삶을 본받고자 한다.
순교자를 초기교회에서는 치명자라고 불렀다. 치명자는 위주치명자의 약자로써 ‘천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생명까지도 천주님께 바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천주님을 끝없이, 죽기까지 열렬히 사랑한 사람이다.
순교자들은 만유지상(萬有之上)의 천주사랑을 보여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 위에 천주님을 모시는 지극한 천주사랑’이었다. 한문기도서인 「천주성교일과」, 옛 가톨릭기도서 「천주성교공과」의 천주십계 부분, 조용삼 베드로(?~1801), 김 수산나(1818?~1866)의 삶과 신앙 등이 이를 일러준다.
또한 순교자들은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오직 위주광영(爲主光榮)을 위해 사용한 온전한 천주사랑’을 했다.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은 천주님께 영광을 드리는데 맞춰져 있었다. 「천당직로」라는 영신서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천주님께 영광이자, 「천주성교공과」 중 ‘봉헌경’, ‘매괴경’ 부분에도 드러난다. 이정희 바르바라(1799~1839), 장주기 요셉(1803?~1866) 등의 삶과 신앙, 김대건 신부(1821~1846)의 ‘마지막 편지’(회유문) 등에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순교자들은 ‘삶의 주인을 늘 주님으로 여겼으며, 언제 어디서나 항상 천주님의 말씀(명령, 섭리)에 순종하는 철저한 천주사랑’을 했다. 이를 막비주명(莫非主命)이라고 한다. 김대건 신부의 ‘회유문’에 이 표현이 등장하며,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권상연 야고보(1751~1791), 김원중 스테파노(?~1866), 최경환 프란치스코(1804?~1839) 등의 신앙생활이 이를 입증한다.
더불어, 순교자들은 사주구령(事主救靈), ‘오직 천주를 섬기고 천주로부터 구원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롯한 천주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사주구령의 천주사랑은 「천주가사」를 일명 ‘천당노래, 천당강론, 사주구령가’ 라고 했었다는 점, 「천주교요리문답」의 첫 번째 문답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김화춘 야고보(~1816), 홍인 레오(1758~1802) 등 순교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순교자들은 늘 ‘은총(恩寵)’ 중에 살기를 갈망하며 살았다. 자신의 모든 삶을 ‘주은(主恩)’으로 살았던 그분들은 온 삶과 신앙 안에서 신력(神力), 신량(神糧), 신락(神樂)을 스스로의 양식으로 삼았다.
순교자들에게 있어 치명은 특은(特恩)이었고, 그 은총을 갈망했다. 우리도 치명의 은총 받기를 간절히 원하며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 때문에 나의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희생하려는 노력을 할 때, 하늘의 힘과 양식,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 정종득 신부(수원교회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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