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이 담배연기 없는 청정구역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본당(주임 조영준 신부)이 지난해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시작으로 성당 내 전 구역 금연을 시행하고 있는 것. 성당 건물 내는 물론, 야외 마당 역시 금연구역이다.
본당은 주일 오전 10시 초등부 미사와 10시30분 교중미사가 비슷한 시간대에 봉헌되면서 교중미사가 끝날 때까지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대부분 성당 마당에서 뛰어노는 것을 감안,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 금연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본당 주임 조영준 신부는 “아이들 앞에서는 냉수도 함부로 마실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자녀들은 부모들이 무심코 보여주는 모습을 따라하게 된다”며 “건강도 건강이지만 특히, 아이들이 호기심에라도 어른들의 흡연을 따라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교육의 목적으로 본당 사목위원회에 건의, 금연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성당 마당에 금연을 알리는 크고, 작은 현수막이 달리고, 성당 내 공기가 달라지면서 신자들의 호응도 높아졌다. 시범운영부터 시작한 금연운동이 오늘까지 이어진 것도 이러한 신자들의 호응 덕분이다.
다수의 흡연파(?) 신자들도 성당에서만큼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또한, 담배 피우기가 힘들어진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 구역을 따로 만들어주자는 건의마저 신자들 스스로 마다했다.
본당 신자 전영민(아가타·49)씨는 “본래 담배 냄새를 견디기 힘들어해서 피해 다니기 일쑤였는데, 이제 성당에 와서 담배 냄새를 멀리할 수 있어 좋다”며 “금연은 우리 본당의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 하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일학교 어린이 고재웅(필립보·12), 안승모(가브리엘·12)군도 “우리를 위해 담배의 유혹을 어렵게 참아내신 어른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계속해서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같은 본당의 금연 운동은 교구 주교좌본당으로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년에 수차례 교구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에, 작은 금연 현수막 하나만으로도 본당을 찾은 많은 교구 신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조 신부는 “본당에 찾아오신 분들 중에 가끔 힘겨워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본당의 금연운동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협조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금연운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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