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와 목 안이 간지럽고,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하루 종일 누런 연무가 시야를 가린다.
최근 들어, 누구나 한두 번씩은 보고, 듣고, 겪어봤음직한 일이다. 이는 몇 년 사이 심각한 기후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이다.
나날이 우리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그 원인은 무엇이며, 누구의 책임인가.
■ 미세먼지가 불어 닥치다
최근 TV나 신문 등 매체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기상 예보도 미세먼지 발생과 농도 측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반도 내 미세먼지가 그 위용을 떨치고 있다는 증거인 것.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횟수가 26회였다는 점과 비교하자면, 올해 들어 지난 1, 2월 두 달 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횟수가 6회나 된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초미세먼지는 2.5㎛(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 크기 입자로, 10㎛의 황사 입자보다 작다. 머리카락 한 가닥 굵기의 1/30~1/200 크기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의 매우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담배 연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작은 입자는 흡입시 목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바로 폐부 깊숙한 곳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인체 끼칠 유해성 역시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인숙(마리아·59)씨는 “평소에도 비염을 달고 살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그 증상이 부쩍 심해진 것 같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숨 쉬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국립환경과학원’(PM 2.5 환경기준 설정연구, 2006)에 따르면, 이 미세먼지는 기관지, 폐 등에 붙어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력의 급격한 저하로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피부, 안구에 발생하는 질환 등의 각종 질병에 원인이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이라는 단어를 합성해 만든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는 한편, 임신 기간 중 입자상 오염물질 노출에 따른 출산 후 기형아 발생률, 저체중아 출산율, 조산·사산율 등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내용까지 발표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미세먼지 원인은 무엇일까?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는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꼽히고 있다. 자동차·공장·가정 등 배출된 인위적 대기오염 물질이 그 원인이라는 것.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난해 9월 27일 IPCC ‘WGI 제5차 평가보고서’ 중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를 통해 지구에너지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모든 물질과 과정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고, 특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CO2 농도가 2011년 391ppm으로 산업화(1750년)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해 40%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2011년 중국통계연보에 의하면, 중국의 석탄 의존도가 70%에 이른다고 한다. 석탄 연료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겨울철에는 스모그의 발생빈도도 높아지고 이 스모그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들면서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혼합, 축적되면서 미세먼지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중국 스모그 발생은 1954년 관측 이래 최대였다.
아울러 기상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13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기온 및 이상 고온으로 인해 겨울철 눈이 녹아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되고 대기가 안정해 미세먼지가 확산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장임석 연구관은 “스모그 발생일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습도가 높은 저기압이 힘이 세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이상기후의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또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져 요즘 같은 시기에는 찬 북서풍이 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약화되면서 전국에서 고기압이 많이 이동하고 있는 기상환경이 미세먼지가 증가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그에 따른 물방울이 미세먼지가 생성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실천
위와 같은 원인으로 볼 때, 미세먼지는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자연 현상을 한 가지 이유로 딱 잘라 설명하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우리가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의 농도가 더욱 짙어짐에 따라 미세먼지도 그 농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극심해지는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감축시키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조해붕 신부는 “미세먼지 경제개발에만 초점을 두고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사업을 규제 없이 벌여 놓았기 때문”이라며 “하느님의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신앙인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미세먼지를 줄여나가기 위한 실천방안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대기오염을 줄이는 방안들과 마찬가지다. 바로 일상에서 실천해나갈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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