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영적인 메마름을 느낄 때가 오곤 해요. 굳게 믿고 있던 것에 회의감이 들 때나 지독한 외로움을 느낄 때 영성의 지도자가 곁에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좀 어렵죠. 그럴 때 신심서적을 통해 영성 지도자를 만나곤 합니다.”
매일 성무일도 후 아침식사 전까지 신심서적을 읽고 있는 박희종(니콜라오·60·광주대교구 연향동본당)씨에게 있어서 신심서적은 늘 찾아뵐 수 있는 ‘영성 지도자’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 게다가 매달 두 세 명이 추가되기까지 하며, 전공 분야도 다양하다.
“우리가 강우일 주교님을 직접 만나 뵙긴 어렵죠. 그렇지만 주교님이 쓰신 책을 통해 저는 사회교리나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마치 직접 강론을 듣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어요. 참 만족스럽죠.”
박씨는 신심서적 33권 읽기 운동의 장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 장점은 ‘능동성’이었다.
“강론과 방송을 경청하는 것도 좋지만 신심서적 읽기는 직접 참여하는 느낌이죠. 읽다가 참 좋다 싶은 구절이 있으면 또 읽고 또 읽고 그러다보니 영성적으로 성장을 하는 느낌이 들곤 해요.”
좋았던 구절이나 내용을 본당 신자들과 함께 나누기도 하고, 「상처주는 부모 치유하는 부모」 같은 책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해 몇 권 더 구입해 선물하기도 했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도서 선정에서 느껴지는 ‘배려’를 꼽았다.
“책 선정을 아주 잘하신다고 생각해요. 시기에 맞춰서 선정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바쁜 시기에는 조금 여유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분야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방면으로 선정해주셔서 감사하죠. 사실 우리가 영성서적을 고르기 참 힘들거든요.”
퇴근하고 나서도 시간나면 신심서적을 읽는 박씨지만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 매일 같이 책을 읽지는 못하고 있다. 한번은 월 초에 책을 주문해서 받아놓고는 보름이 다 되도록 책장을 펴보지도 못한 적도 있다.
“사실 신심서적 읽기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독후감도 써봐야겠다고 결심하고 시도도 해봤어요. 그런데 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그만뒀죠. 조만간에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포기했던 것이 참 아쉬워요.”
독후감은 아니더라도 간단한 메모 정도는 남기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박씨는 신심서적 33권 읽기 카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카페에 글을 남기진 않지만 종종 들어가서 다른 분들이 남기신 독후감 등을 읽어봐요. 그러면서 제가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언급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곤 하죠. 저도 그런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함께하시는 분들이 참 많구나 하는 걸 느끼고 힘을 얻기도 합니다.”
신심서적들을 통해 많은 위로를 얻었다고 말하는 박씨는 소박한 목표를 하나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운동이 끝나기 전까지 함께 신심서적 읽기를 할 동료를 만드는 것이다.
“끝까지 완주해야죠. 신심서적 읽기 운동의 시작은 홀로 했지만 끝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맞이하고 싶어요. 한 사람이라도 함께 책을 읽고 느낀 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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