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슬(세라피나·32·인천 삼산동본당) 작가는 한 가지 색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 없이 밝고 발랄하면서도 일에 대해 설명하는 순간만큼은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김 작가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밝고 경쾌한 색상의 종교미술과 강렬하고 진지함이 묻어나는 회화 작품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지만 ‘김이슬’이라는 뿌리에서 나온 두 열매는 결국 하나다.
“맞아요. 이 그림들이 저예요.”
중학교 때 평생 미술가로 살기로 결심을 했다는 김 작가는 명확하고 짧게 자신을 소개했다. 한 번 길을 정하고 나니 엄청난 집중력이 발휘됐다. 4시간이 넘게 작업을 하면서도 시간이 가는지 모르고 빠져들었다. “다른 일을 할 때는 절대 밤 못 새는데, 그림 그리면 샐 수 있어요.”
오는 2~8일 서울 평화화랑에서 여는 여섯 번째 개인전 ‘내 마음의 풍경’전을 앞두고 그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일주일에 평균 3~4점씩 완성해, 총 전시 작품이 100여 점에 달한다. “그림쟁이는 단 하루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선배 화가이자 아버지 김재헌(제네시오)씨의 조언이 쉴 때조차 펜을 놓지 않는 부지런한 작가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양쪽 팔목이 남아나질 않는다. 인터뷰 중간 중간 팔목을 어루만졌지만 김 작가는 아픈 기색 하나 없이 마냥 행복한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일이 커졌어요. 작업 특히 종교미술을 할 때는 빨리 그리고 싶어 미치겠어요. 너무 즐겁고 좋으니깐 계속하게 돼요.”
명동성당과 원효로성당(성심여고 내 위치), 풍수원성당 등 한국의 성당을 김 작가만의 개성 넘치는 해석력으로 표현해 낸 작품과 재기발랄한 종교미술 작품들은 보는 사람들까지도 기분 좋게 만든다. 재작년 갤러리 산토리니서울의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일환으로 한 달여간 머물렀던 그리스 산토리니 풍경까지 더해져 재미있고 즐거운 전시를 기대하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각박하고 힘들잖아요. 근데 그림을 보면서까지 힘겨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여행지의 풍경과 성당, 종교미술을 보면서 희망의 에너지를 얻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그림으로 인해 기쁘고 위안을 받으시길 바라요.”
‘감성 여행자’로 불리고 싶다고 말한 김 작가는 넘치는 열정만큼 하고 싶은 활동도 많다. 2011년 인천 삼산동성당에 설치된 성화 작업을 하면서 종교미술의 매력을 경험한 그는 성당과 국내외 성지를 캔버스에 옮겨 담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종교미술은 절대 짧게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지나 성당 등을 또 다른 공간으로 재해석하고 싶어요. 그 그림을 보면 딱 ‘김이슬’ 작가 작품이라고 아시게 되면 좋겠어요.”
※문의 02-72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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