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꾸리는 이라면 누구나 겪는 임신, 출산, 육아는 대표적인 30~40대의 냉담원인 중 하나지만 이를 위한 사목적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원 영통성령본당(주임 김종남 신부)은 유아를 위한 놀이방을 운영하고 유아와 부모를 위한 교육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아와 부모를 위한 사목을 펼치고 있다.
주일 오전 11시 미사. 본당은 3~5세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다. 미사시간 동안 아이들은 주일학교 교리교사와 중·고·대학생 봉사자들과 함께 성당 놀이시설에서 즐겁게 뛰논다. 놀이 중에는 성호경이나 간단한 기도, 유아노래를 배우는 등도 병행된다. 놀이방 운영은 아이들에겐 성당이 기쁘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주고 부모들은 안심하고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4년 전부터 계속해온 놀이방은 본당 유아와 그 부모들의 증가를 가져왔다. 매주 놀이방을 이용하는 어린이의 수는 점차 늘어 현재는 평균 20~30여 명 꼴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활동이 왕성한 3~5세 어린이들이 놀이방으로 가니 유아실은 1~2세 유아와 부모를 위한 배려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유아실을 이용하는 1~2세 유아와 부모들은 오전 11시 미사에서도 눈에 띄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다른 미사시간에도 늘어났다.
이에 본당은 지난해부터 증가한 유아와 부모들을 위한 ‘엄마랑 아기학교’를 시행하고 있다.
1~4세 유아와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엄마랑 아기학교’는 상·하반기 10주 과정으로 아기를 위한 활동과 엄마의 신앙교육을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아교육현장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를 초빙해 ▲신체놀이 ▲유아음악(오르프) ▲나비피리 만들기 ▲아기발레 ▲가톨릭유아노래 배우기 ▲소풍 ▲동물가면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사설 문화센터 등보다도 저렴하면서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유아들의 다양한 발달을 촉진해 참가한 엄마들은 자녀가 활발해지고 사회성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엄마랑 아기학교’는 엄마들의 신앙공동체 형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임신·출산·육아로 신앙에서 멀어져 갈증을 느끼던 엄마들은 본당사제에 요청해 프로그램 중에 성경 및 신앙교육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 프로그램에 참가한 1, 2기 참가 엄마들은 기도모임, 영적독서모임 등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엄마랑 아기학교’에서 만나 교류하면서 육아와 신앙의 공감대 속에서 결속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김종남 신부는 “임신에서 자녀의 첫영성체에 이르기까지 냉담하게 되는 비율이 높은데 개신교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반면 우리는 기다리는 입장이 더 크다”면서 “지금은 유아사목이 본당에만 맡겨져 있지만 교구 차원에서 교회 내 교육기관을 활용해 유아교육, 보육 전공자들을 신앙적으로 교육하고 본당 등에서 활동하게 한다면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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