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작가의 「세 번째 집」은 이미 우리사회의 중요한 이슈이자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는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탈북자 문제는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다루어지고 있어 우리에게 그닥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일제 식민지시대로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시간과 일본과 북한 중국과 몽골에 이르는 공간을 폭넓게 펼치고 더불어 인간의 깊은 내면이라는 여러 겹의 층위에 매몰되어 있는 고통의 뿌리 슬픔의 연원으로 파고들면서 결국 존재와 삶에 대한 눈물겨운 긍정을 끌어내고 있어 소재주의를 넘어선, 보다 깊고 섬세한 성숙성을 보여준다. 이미 진부한 수사가 되어버린 ‘분단의 비극’ 그로 인한 상처와 고통이 이 소설을 통해 묵직한 주제로, 현재진행형으로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든다.
소설 속 인물이 멍에처럼 짊어지고 있는 징용과 북송, 탈북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들 그리고 ‘지금, 이곳의 삶’을 다각적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그 고통스럽고 피폐한 여정 그리고 마침내 도달하게 된 진정한 집 즉 자존과 사랑의 회복을 예민한 문체로, 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이 시대 한국사회의 초상과 현주소를 생생한 현실감으로 보여주면서 사랑과 상처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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