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Icon)은 어떤 대상을 상징하는 그림, 형상 등으로 대상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기호의 일종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매체가 널리 퍼진 오늘날. 아이콘은 이제 일상의 일부나 다름없는 존재가 됐다.
아이콘의 기원은 교회의 성화(聖畵) ‘이콘’(Icon)과 맞닿아있다. 아이콘과 이콘은 같은 철자 ‘Icon’을 사용한다. 바로 이 둘의 어원이 똑같이 ‘형상, 모상’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 ‘eikoon’에서 온 말이기 때문이다.
이콘은 그리스도나 마리아, 성인과 순교자 등과 성경, 교리의 내용을 소재로 그린 성화를 지칭한다. 1054년 교회가 동서로 갈라지기까지는 함께 공유하던 전통이지만, 이후 동방 교회에서 발달하며 이어져 최근에는 가톨릭교회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이콘과 이콘은 닮은 점이 많다. 비록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해 다르게 느껴지지만 사용하는 방식은 상당히 유사하다.
아이콘은 언어, 인종, 국가를 막론하고 별도의 설명 없이도 쉽게 대상 프로그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이콘도 초대교회에서부터 글을 모르는 이들과 다양한 사고를 가진 여러 민족들에게 교회의 진리를 올바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콘은 그림이지만 사람들은 아이콘을 그저 바라보는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콘을 사용해 대상 프로그램에 접속한다. 이콘 역시 감상만을 위한 그림이 아니다. 신자들은 이콘을 기도, 묵상, 교리교육 등에 이용한다.
아이콘과 프로그램을 동일시하는 사람도 없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컴퓨터에 약간의 이해가 있다면 아이콘을 지운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콘을 소중히 다루고 이콘 앞에서 기도하지만 이콘 자체를 신으로 여기는 신자는 없다. 이콘을 통해 이콘에 묘사된 분들에 대해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콘처럼, 신자들은 이콘을 영적으로 ‘클릭·터치’하며 하느님께 ‘접속’한다. 일상 속에서 아이콘(Icon)을 사용하며 세상을 통해 하느님께 ‘접속’하는 삶을 기억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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