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성루카 노인전문 요양센터에서 사목생활을 하고 있다. 이곳으로 발령을 받고 나니 신자들이 “신부님은 지금 어디서 지내세요?” 라고 자주 묻는다. 교구청에서 살면서 병원으로 출퇴근 한다하면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그럼 주교님과 매일 같이 지내시는 건가요?” 답하기를 “그럼요, 주교님과 매일 식사도 같이 하고 제 방도 바로 주교님 옆방인걸요?” 부러워하는 눈초리로 정말 좋으시겠다는 신자분들께 되묻는다. “20년 넘게 분가해서 살다가 시어머니가 같이 살자고 부르시면 좋겠습니까?” 그러면 “어머 그건 아니죠. 아하, 그런거군요.” “하지만 한 가지 위안은 됩니다. 시어머니가 같이 살자고 부르실 때 어떤 며느리를 부를까요?” “그거야 맘에 드는 며느리를 부르시겠죠.” “그게 바로 접니다. 하하하” 그러면 신자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고는 한다.
성루카 노인전문 요양센터는 평생을 사제로 살아온 원로사제들과 자녀를 교회에 바치신 사제, 수도자의 부모님 그리고 교회에 봉사하신 교우들을 위하여 교구에서 설립한 노인전문 요양센터와 요양병원으로 그 분들이 하느님의 축복 속에 마지막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공동체이다.
특히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변해가는 이 시대에 급속히 늘어가는 원로 사목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교구 사제수가 400명이 넘어가면서 이러한 시설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또한 현대에는 자녀들을 하나밖에 낳지 않아 사제들 중 외아들이 많다. 그러므로 사제의 부모가 병들거나 아플 때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병원은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요양센터도 증설하고 이후에 요양병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더 많은 원로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분들이 이곳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이다. 매일미사가 봉헌되며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하루를 마감하는 신앙의 공동체를 만들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마음으로 교우분들의 많은 기도와 도움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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