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첫영성체 교리를 받기 시작하면서 집안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신앙생활에 소홀했던 아버지가 냉담을 풀고 주일미사를 참례하기 시작하고, 아이의 첫영성체 준비를 함께하다 부부 간 금술이 좋아져 늦둥이가 생긴 가정도 있다. 전주 솔내본당(주임 서광석 신부) 첫영성체반에는 이런 변화를 이끈 특별한 힘이 있다.
9년 전부터 시작한 첫영성체 가정교리는 매년 실효를 거둬, 지난해에는 솔내본당이 전주교구에서 첫영성체를 한 아이들이 가장 많은 본당이 됐다. 뿐만 아니라 젊은 부모들이 신앙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본당을 활기차게 만드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첫영성체 가정교리는 학생뿐만 아니라 가정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내본당 첫영성체반 대표교사 박춘상(라파엘라·46) 씨는 “첫영성체반 부모님들이 나눔을 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다보니 아이들이 첫영성체 예식을 한 후에도 3년 넘게 꾸준히 모임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첫영성체 이후에도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며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솔내본당 첫영성체반의 한 해 일정은 가정 성화 주간부터 시작된다. 첫영성체 대상 가정에 초대장을 보내고 한 달간 아이들을 모집한다. 이렇게 모인 첫영성체 어린이들은 2월부터 인보성체수도회 가정교리연구소에서 편찬한 첫영성체 가정교리서를 통해 교리를 받기 시작한다. 먼저 부모가 화요일 오전 9시30분 또는 오후 8시에 성당에 모여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고, 그 내용에 갖고 부모들이 자녀들과 나눔의 시간을 보내면, 어린이미사 전에 교사들이 확인한다.
아이든 부모든 2번 이상 결석할 경우에는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매년 이를 공지하지만 꼭 실패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벌어지곤 한다. 이 외에도 소풍을 가거나 양로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주님을 알아가는 시간을 경험한다.첫영성체반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는 바로 ‘가족피정’이다. 4년 전에 처음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첫영성체 어린이 가족피정은 예수수도회 수녀들 지도로 진행된다. 이 시간에 아이들과 부모와 함께 모여 가정 안에서 살아계신 하느님을 찾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피정에 참가한 김은영(베르다·44) 씨는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앞으로 이렇게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첫영성체반 교리교사를 해온 김상숙(로사·49) 씨는 “부부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야 아이도 따를 수 있다”며 “서로 좋은 모습으로 하느님 안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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