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파키스탄의 한 가톨릭신자가 영문도 모른 채 이슬람 선지자 마호메트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사형 판결을 받아 파키스탄 가톨릭교회와 시민사회가 구명운동에 나섰다. 파키스탄에서는 유사 사례가 반복돼 가톨릭에 대한 종교탄압의 양상을 띠고 있다.
27세 청년 사완 마시흐씨는 3월 27일 구금돼 있는 교도소에서 열린 공판에서 사형(교수형) 언도와 별도로 벌금 20만 루페(한화 약 215만 원)도 선고 받았다. 펀잡 지방법원과 경찰 당국은 사완 마시흐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교도소 밖으로 나와 법원으로 이동할 경우 이슬람 신자에 의한 테러 위험이 높다고 판단, 교도소 안에서 공판을 열었다.
마시흐씨가 마호메트를 신성모독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파키스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성당 두 곳과 가톨릭신자가 사는 집 150채 이상에 불을 지르거나 파괴한 바 있다. 그러나 펀잡 지방법원은 방화와 손괴행위에 가담한 파키스탄인 83명은 보석으로 풀어주고 마시흐씨에게만 극형을 선고했다.
마시흐씨의 변호인은 판결 직후 “마시흐씨에게 씌워진 거짓된 혐의를 밝히기 위해 항소할 것이고, 이번 판결로 파키스탄 내 가톨릭신자들 사이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에 의하면 지난해 마시흐씨는 이발소에서 이슬람 신자 이발사가 이발을 해 줄 수 없다고 거부하자 상호 언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발사와 이슬람 신자들이 근처 경찰서에 찾아가 ‘신성모독법’이라 불리는 파키스탄 형법 제295조 위반으로 마시흐씨를 고소했고, 마시흐씨는 곧바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슬라마바드-라왈핀디교구 교구장 루핀 안토니 주교는 ‘아시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명백히 무고한 사람에게 사형을 판결한 것은 슬픈 일”이라며 “사완 마시흐씨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신이 무슨 죄로 재판을 받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토니 주교는 “종교적인 이유로 탄압받는 마시흐씨를 위해 기도의 날을 열겠다”고 말했다.
마시흐씨의 변호인을 만난 존 아샤드 신부(라호레교구)도 “법정은 사실을 무시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서 파키스탄에서는 정의가 부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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