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신심서적 읽기란.
‘숙제와 은총’, ‘머뭄과 떠남’, ‘내면의 대화’, ‘시각변화의 견인차’, ‘하느님과의 악수’, ‘가족들과 소통하는 도구’…. 다양한 표현들이 쏟아진다. 신심서적을 정기적으로 읽고 모임을 가진 지 2년째 접어들면서 회원 개개인이 느끼는 소회들. 그것은 다른듯하면서도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하느님과 좀 더 친해지는 끈을 찾은 것이다.
서울 양재동본당 사월애(四月愛, 대표 오인덕)는 신심서적을 매개로 뭉친 독서회다. 회원들은 본당 퀴즈대회를 계기로 교회상식을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됐었다. 이후 신앙을 키워가는 기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것이 신심서적 읽기였다. 매달 넷째 주 월요일마다 사랑을 나눈다는 의미로 독서회 이름은 ‘사월애’로 정했다. 현재 10명의 회원들이 사월애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월 ‘가톨릭독서문화운동–신심서적33권읽기’를 통해 추천된 책을 비롯해 다양한 교회서적들을 자유롭게 선택해 읽는다. 이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진다. 모임에서 펼쳐지는 나눔들은 단순한 감상과 체험을 발표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책 내용과 각자의 일상이 하느님의 뜻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묵상하고, 모두가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한다. 읽고 묵상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내면과 일상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반복한 덕분에 나온 결실들이다. 모임의 대표가 있긴 하지만, 한 사람이 이끌고 다수가 따라가는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신앙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분위기다.
사월애 회원 중에도 평소 신심서적 읽기를 부담스러워했던 이들이 꽤 있었다. 간혹 좋은 책을 선물 받아도 그냥 책꽂이에 꽂아두곤 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신심서적 읽기를 하나의 일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다. 특히 40~70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령층이 한데 모인 덕분에, 인간과 인간 삶에 대한 인식과 지혜를 넓혀가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받는다.
사월애 회원들은 신심서적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읽는 과정에서 머무르지 않고, 나의 마음을 하느님의 마음과 연결해 내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신심서적은 늘 곁에 두어야할 책이라고 전한다.
아울러 사월애 회원들은 다른 신자들에게도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고 말하기 보다는, 우선 얇은 책이라도 한 권씩 들고 읽어보길 권한다. 지속적인 책읽기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독서모임 운영도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독서모임을 꾸준히 또한 역동적으로 꾸려가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책과 연관된 영화나 뮤지컬 관람 등 다양한 문화체험도 추천한다. 개개인별로는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 가족 혹은 이웃들과 책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대화의 매개가 된다고 조언한다.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던 책들이 내 손안에 들어오면서 나의 시선과 마음자세를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서모임을 통해 책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구절의 말씀이라도 묵상하고, 매순간 나의 행동을 성찰하는 시간도 자주 갖게 되거든요….”
사월애의 여정에 웃음과 사랑의 나눔이 늘 함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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