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시리아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 온 네덜란드 출신 프란시스 반 데르 뤼흐트 신부가 7일 시리아 홈스의 예수회 수도원에서 무장괴한이 쏜 총에 피살됐다.
올해 75세인 반 데르 뤼흐트 신부는 예수회 소속으로 1966년부터 시리아에 거주해 왔으며 홈스 지역이 시리아 반군에 장악된 후에도 안전한 곳으로 피하지 않고 피난민들을 돌보는 데 헌신했다.
지역 예수회 본부에 따르면 반 데르 뤼흐트 신부는 무장 괴한에 납치돼 폭행 당한 후 머리에 2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홈스의 예수회 수도원은 지난 2년 간 폭격과 살상으로 집을 잃은 홈스 지역 주민들에게 안식처이자 음식과 물을 제공했던 곳이다. 지난 2월에 배고픔과 의약품 부족, 치안 부재로 고통 받는 홈스 지역 주민을 대표해 ‘아시아뉴스’에 지역의 어려움을 전한 것도 반 데르 뤼흐트 신부였다. 당시 반 데르 뤼흐트 신부는 2년 동안의 내전으로 홈스 지역의 그리스도인이 6만 명에서 66명으로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신변의 위협이 가해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홈스를 결코 떠나지 않았으며 “시리아 국민들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친절과 영감을 주었고 그들이 고통 받고 있는 지금 나도 그들과 고통을 나누기 원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유엔의 중재로 홈스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홈스를 탈출할 때도 그는 홈스를 지켰다.
아직까지 반 데르 뤼흐트 신부의 피살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소식통에 의하면 반 데르 뤼흐트 신부가 홈스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서 협상을 시도한 것이 피살 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 수요 일반알현 중 “‘나의 동료’가 암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고 순교의 땅에서 죽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됐다”며 “반 데르 뤼흐트 신부는 50년 가까이 시리아에서 사랑과 자비로 최선을 다해 사목하면서 그리스도인들과 무슬림 모두에게 존경을 받았다”고 애도를 표했다. 교황은 이어 “시리아 지도자들과 국제 기구는 시리아의 폭력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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