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본당 주임시절 어느 날 성당을 다니지 않는 동네 사람들 몇 분이 나를 찾아왔었다. 그들은 동네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이들이 과천시 ‘서형원 의원’, ‘황순식 의원’, ‘이해정’, ‘이희정’, ‘시냇물 제갈임주’씨 외 여러분이다. 과천이라는 독특한 지역에서 놀랍게도 풀뿌리민주주의를 고민하며 적잖은 사람들과 작지 않은 일을 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듣고 놀라웠다.
그 매력적인 사람들이 소개해 주었던 곳이 ‘맑은내 방과후학교’이다. 2006년 당시 국회자료를 통해 알게 된 사실대로 과천은 인구대비 저소득층 비율이 전국 2위인 도시이다. 겉은 여유 있고 풍요로워 보이는 과천에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많다. 2004년 3월, 이들을 위해 적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의 사재를 털어 작은 아파트를 세내어 아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맑은내 방과후학교’는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2005년부터 ‘맑은내 방과후학교’에서 4년 동안 상근교사로 활동했던 ‘제갈임주’씨는 ‘아이들이 어른을 키우는’ 공간이 ‘맑은내 방과후학교’라고 말한다. ‘맑은내 방과후학교’에 관심 있는 상당수의 지역주민들은 스스로 역할을 분담해 아이들과 함께한다. 그들은 일대일 학습, 상담, 놀이, 여행 등 크고 작은 일을 분담해 ‘맑은내 방과후학교’를 운영한다.
이들은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매년 단감과 친환경 사과 등을 주문판매하고는 한다. 단감 판매하는 철이 되면 나에게도 감이 배달되고는 한다. 또한 ‘후원장터’를 열어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낸다.
나는 이들이 준비한 후원장터에 두 번 참여했다. 한번은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저녁 시간이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셨던 예수님과 같은 이웃들이 모인 곳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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