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공동체를 위한 속인적 사목의 장, 다문화특화본당 설립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문화특화본당은 그동안 교구 이주사목위원회를 통해 베트남 공동체와 영어권 공동체 등 국가별 민족 공동체와 속지적 지역 공동체를 형성,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펼쳐왔던 것을 한데 모아, 통합적인 하나의 본당의 형태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이주사목센터인 엠마우스의 역할이 본당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주사목위원장 최병조 신부는 “각 교구별로 이주민들을 위해 국가별 민족 공동체와 속지적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이주민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산발적이며, 타 본당을 빌려 쓰는 형태이기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라며 “이주사목위원회를 바탕으로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목적 지원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더 큰 그림을 완성하려면 모든 이주민 사목을 통합적으로 총괄하는 다문화특화본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특화본당은 기존의 본당의 역할과 함께 다문화 공동체를 위한 사목적 지원을 동반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특화본당에서는 각 국가별 언어 사용이 가능한 사제가 사목을 맡아 미사를 함께 봉헌함으로써 이주민들의 신앙적 갈증을 해소하는 한편, 더 나아가 한국 문화 적응을 위한 이주민 자체 도우미 등을 양성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사목 방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언어 사용이 용이한 사제를 통해 국내 가정, 본당 등과의 쌍방향 소통도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다문화특화본당의 모델로는 미국의 성가밀로본당이 손꼽힌다. 100여 개국에서 온 이주민들로 구성된 성가밀로본당은 1950년에 설립, 매주 4000여 명의 신자가 미사에 참례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공동체별 다양성을 바탕으로, 일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7년 당시, 미국의 196개 교구 가운데 142개 교구가 히스패닉 라틴계 에스파냐어 사용 공동체 사목을 실시하고 있었고, 56개 교구가 아프리카인 흑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목을, 28개 교구가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사목을, 9개 교구가 아시아와 태평양 도시 지역민 사목을 해온 것에 비춰볼 때 성가밀로본당과 같은 다문화특화본당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의 ‘국내 외국인주민 현황 통계자료’에 따라 2013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이 총 144만여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8%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역시 이주민 공동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사목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최 신부는 “시시각각 다문화 현장을 접하며 살아가는 우리 교회가 끊임없이 다양화 되고 있는 이주사목의 내일을 위한 다문화특화본당의 청사진을 구체화 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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