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5일 발행된 교황 프란치스코의 첫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한국어판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초판 발행 이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기간 동안 총 판매부수가 3만5000부. 3000~4000부에 머물렀던 이전의 교황 문헌 판매량과 비교해 볼 때 약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만큼 ‘복음의 기쁨’이 교회 안팎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관심은 문헌을 구매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주교회의는 춘계 정총을 통해, 교황의 가르침, 사목지침을 숙지하고자 ‘복음의 기쁨’을 읽도록 권고했다. 또한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와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가 마련한 심포지엄 “‘복음의 기쁨’과 한국교회”를 비롯 교구와 교회 내 기관·단체들이 이 문헌을 주제로 피정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4월 23일부터 오는 7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교황 프란치스코 ‘복음의 기쁨’ 해설 강좌”를 개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복음의 기쁨’을 향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 문헌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강우일 주교는 “‘복음의 기쁨’과 한국교회” 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베르골료 주교는 아르헨티나 백성들 및 사목자들과 함께 숨쉬고, 성찰하고, 고민하며 살아왔다”며 “이러한 맥락을 전제로 ‘복음의 기쁨’이 탄생했고 따라서 이러한 흐름을 전제로 이 문헌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헌 통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이동화 신부(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성경을 통독하듯 문헌을 읽어나가면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전하는 이야기의 골격이 다가 올 것”이라며 “특히 복음화의 핵심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는 1장 ‘교회의 선교적 변모’와 4장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을 읽고, 자신의 삶과 생각, 태도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이번 문헌에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우리에게 구체적인 삶의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영성적이고 실천적인 면에서 교회와 함께 숙고하고 작금의 현실 안에서 신앙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선으로 문헌을 읽을 것”을 조언했다.
오는 8월 교황 방한이 확정되면서 ‘복음의 기쁨’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 각계각층에서도 이 문헌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자리를 다채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함께 ‘복음의 기쁨’을 보다 깊이 연구하기 위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영성신심분과와 가톨릭대 성신교정도 각각 특별 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다.
전원 신부는 “교황은 이 문헌에서 약 200회 이상 복음을 인용하실 정도로 복음을 중심으로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복음이 교회의 기쁨, 힘, 변화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쓰신 이 문헌을 접하고 내 자신은 어떤 삶을 취해야 할 것인지 바라보면 교황의 메시지가 더욱 힘 있게 다가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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