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안식과 그 가족들의 아픔이 위로받을 수 있기를 하느님께 청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돈과 권력을 우선시하는 이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사회인지를 또다시 깨닫게 된다.
안전한 사회는 많은 예산을 들여 좋은 장비를 준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의 생명존중과 배려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국가시스템 안에서의 사회안전망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지역공동체 안에서의 움직임도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과천 경마공원과 과학관 건너편 비닐하우스 주거촌 꿀벌마을에 문을 연 ‘붕붕도서관’을 주목할 만하다. 300여 세대가 사는 꿀벌마을은 주거공간을 잃은 경제적인 약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매달 봉성체를 다니기도 했던 그곳은 상수도와 화장실도 없으며 아이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나 놀이공간도 전무한 상태였다.
그런 곳에 2010년 10월 1일에 ‘붕붕도서관’이 생겼다고 한다. 꿀벌마을에 사는 한 젊은 엄마의 제안에 지역주민들이 화답을 한 결과이다. 제안을 한 젊은 엄마가 살던 하우스를 내놓고 과천본당과 별양동본당의 교우들, 생활협동조합 조합원들, ‘맑은내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경험을 가진 ‘맑은내 사람들’, ‘과천품앗이’ 등 풀뿌리단체 회원들이 함께했다.
보일러를 놓고, 벽지와 장판을 새로 하고 마당을 정리해 놀이공간을 확보한 결과 지역에 따뜻한 공간이 생겼다. 이웃들의 후원금으로 간식과 난방 등의 최소한의 운영비를 충당하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붕붕도서관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꿀벌마을과 과천의 선한 이웃들의 공간이 됐다.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저소득층맞벌이가정이 사는 곳이어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육할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꿀벌마을에 선한 이웃들의 관심과 행동이 모여 이 안전장치 없는 위험한 세상에 꼭 필요한 공간이 생겼다. 아이들이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선물을 준비하고 함께 나누는 이런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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