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순교자들, 그들이 하느님을 어떻게 알고 어떠한 사랑을 고백했는지 알아갈수록 ‘신앙’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된다. 몇 달 전부터는,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해 오는 8월 시복될 ‘하느님의 종’ 25위에 관해 배우고 있다. 덕분에 아직은 서툴지만 ‘나는 어떤 신앙인인가’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됐다.
매주일 이른 아침, 서소문 순교성지 전시관 강의실에 모여, 한국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배우는데 흠뻑 빠진 이 주인공들은 바로 서울 중림동약현본당(주임 이준성 신부) ‘청소년 순교자 현양회’(담당 김상욱 신부, 지도교사 김선희, 이하 현양회) 소속 중고등부 학생들이다.
중림동약현본당은 현재 교구 내에서 유일하게 청소년들을 위한 순교자 현양회를 설립, 운영 중이다.
현양회 활동은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한국 교회사와 순교자(성인) 개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해 올바로 알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관심을 모은다. 특히 현양회 활동은 능동적인 자기 성찰과 창의적 체험 등으로 인정, 한국형 국제성취포상제 프로그램의 하나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본당 주임 이준성 신부는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순교영성을 체득하고 삶에서 실천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교회 발전에 큰 디딤돌이 된다”며 “또한 주일학교 교육 체제가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현양회 활동이 국제성취포상제와도 연계됨으로써 자발적으로 신앙 활성화를 이끌어낼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순교영성은 한국교회 설립과 성장, 발전 등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교회사에 관해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청소년 및 어린이들을 위해 공식적으로 발간되는 교재 또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본당은 지난 2009년부터 청소년과 어린이 개개인의 순교 신심 고양은 물론, 이들이 본당과 성지를 지속적으로 지키고 가꾸는 신앙 봉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교회사 강좌와 성지순례 등 다양한 교육 및 체험 기회를 제공해왔다.
2011년부터 본당 청소년분과 산하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은 현양회는 현재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교회사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교회사 강좌는 영어로도 진행해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역사논술 과정과 연계한 교회사 강좌를 지원한다.
현양회 활동에서 또 한 가지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청소년 성지해설사 양성 과정이다.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는 현양회의 한국 천주교회사 강좌를 이수하고 실습 과정 등을 거친 학생들에게 본당이 관할하고 있는 서소문순교성지와 전시관을 안내할 수 있는 봉사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현양회는 앞으로 방학기간을 활용해 청소년 성지 해설 시간을 정례화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선희(모니카) 현양회 지도교사는 “성인 신자들의 순교자(성인) 공경심은 매우 강하지만, 청소년들이 매주일 찾는 본당 사목현장 등에서는 청소년 신심교육을 위한 보다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 시스템이 전무하다”며 “현양회 활동은 앞으로 교회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의 신앙 교육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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